[허준기자, 정미하기자] 오는 27일 CEO로 공식 취임하는 황창규 KT CEO는 부문통폐합 등 강도높은 조직정비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중수 전 KT 사장시절 '2인자'로 불리던 서정수 전 KT 부사장이 KT 콘트롤타워격인 코퍼레이션센터장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창규 CEO 내정자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황 내정자는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KT CEO(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KT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으로 통신부문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있다. 이에 따라 새 CEO가 위기의 KT를 구할 어떠한 해결책을 내놓을 지 황창규 CEO에 KT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직정비 핵심은 '이석채 물빼기'
KT와 업계에 따르면 KT 조직개편의 핵심은 부문(장) 통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KT는 T&C부문장, 네트워크부문장, 커스토머부문장, G&E부문장, 그룹윤리경영부문장 등 10여개가 넘는 부문에 부문장들이 포진해있다. 황 내정자는 취임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부문들을 통폐합해 절반 정도 수준까지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T 살림을 책임지는 코퍼레이트센터장(CC)에 서정수 전 KT 부사장이 중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코퍼레이트센터는 KT의 인사, 총무, 재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사실상의 핵심이다.
서정수 전 KT 부사장은 KT 기획부문장을 역임했으며 남중수 전 회장이 물러났을때는 잠시 대표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KT와 KTF의 합병의 실무역할을 했으며 이석채 전 회장에게는 '전임자의 사람'이라는 인식 아래 자회사인 KTH 대표로 밀려 난 바 있다.
이에 따라 KT에서 주요 부문을 맡고 있는 표현명 대표이사 직무대행, 김홍진 사장, 김일영 사장 등에 대한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KT 관계자는 "표현명 사장이나 김홍진 사장, 김일영 사장 등이 이석채 회장 시절 크게 부각된 인물로, 어떤 형식으로든 거취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최종 발표내용에 일부 수정사항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대체로 이런 정도가 공유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KT 조직정비 방향에 대해 "신임 CEO가 KT에서 전임 CEO의 색깔을 빼고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조직정비의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KT 노조 관계자는 "CEO 취임 전이기 때문에 노조 역시 조직개편 등의 내용을 알 수 없다"면서도 "부문장급 인사 등 조직개편이 뒤따른다면 노조원들의 동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조직개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무선 경쟁력 확보, 타산업과의 융합은 어떻게?
이석채 전 회장 시절 KT의 방향성은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과 닮아있다. 통신기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타 산업으로 진출해 활로를 찾아보자는 이른바 '탈통신'이 KT 사업방향이었다.
이를 위해 이석채 전임회장은 BT출신 김일영 사장과 김홍진 사장을 영입하고 조직구조를 독립체산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BT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하지만 새 CEO가 기존 경영전략과의 차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KT는 'BT 따라잡기'가 아닌 새로운 사업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석채 회장 시절 강력히 추진했던 '버추얼구스(가상재화)'나 와이브로 결합 서비스 등은 어떠한 형태로든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임회장이 강력히 추진하던 아프리카 르완다 사업 등은 성과여부를 떠나 축소되거나 백지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임 회장이 외친 '탈통신'과는 다른 의미의 '탈통신'이 추진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의 탈통신 전략은 BC카드, KT렌탈 등을 인수하는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전략'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황 내정자는 KT의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해 다른 산업과 융합해가는 또 다른 의미의 '탈통신'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황창규 내정자가 지난 2011년 제시했던 스마토피아(스마트+유토피아)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토피아가 곧 최근 부상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과 비슷한 개념인 만큼 유무선 네트워크망과 제조업 등이 연계되는 탈통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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