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3일 5부 요인과 여야 대표, 국회 상임위원장단, 경제 5단체장 등 각계 주요 인사 2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 인사회를 가졌다.
특히 이날 신년 인사회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해 5월 당 대표 선출 이후 처음이며, 박 대통령과의 만남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3자 회동 이후 100여일 만이다.
모처럼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신년 인사회를 계기로 여야 관계 복원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도 신년 인사회 참석에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소통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심도 있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단독 회동도 없었다.
인사말에서도 박 대통령은 집권 2년을 맞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각계에 협조를 요청하는 원론적 발언에 그쳤고, 김 대표는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특검을 거듭 요구하는 등 날선 모습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간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국정운영은 2인3각, 3인4각 경주와 같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지자체, 경제계 등 국정운영의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국민을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할 때 우리 정부와 사회는 안정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자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김 대표 역시 "돌아보면 지난해는 여러 가지로 힘든 한 해였다"며 "국가기관 대선 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로 민생은 더욱 고단했다. 그런가 하면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정치는 실종된 한 해였다"고 청와대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2014년 갑오년은 나라 안팎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과 공존으로 가는 대전환의 해가 되기를 온 국민이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며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특검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구성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을 제시했다.
결국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의미있는 소통' 없이 헤어졌다. 다만 이날 신년 인사회가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정치권 안팎의 기대감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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