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최후변론…배심원들의 선택은?

[김익현기자] 모든 것은 끝났다. 이제 배심원들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

삼성과 애플 간 1차 특허 소송 배상금 재산정을 위한 재판이 19일(현지 시간) 양측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을 끝으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최후 변론까지 경청한 8명의 배심원들은 다른 곳에 모여 평의에 착수했다고 새너제이머큐리뉴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애플 "실제로 한 일 주목" vs 삼성 "경쟁사 제품 멋지면 특허침해냐?"

이날 최후 변론에서 애플 측 빌 리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상식적으로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삼성이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 지에 초점을 맞춰 평결해 달라”고 주장했다.

빌 리 변호사는 이날 최후 변론에서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개발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애플이 많은 것을 잃었으며, 그 때문에 2010년 당시 누리던 지위를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애플의 특허권은 범위가 좁을 뿐 아니라 중요하지도 않다는 삼성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해선 “역사적인 문서들이 진실을 말해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빌 리는 “이번 재판은 삼성을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특허침해로 가져간 것을 돌려달라는 것”이라로 주장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자신들이 요구한 3억8천만 달러는 삼성이 올린 수익의 10%에 불과하다면서 배심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반면 삼성 측 빌 프라이스 변호사는 애플 특허권 자체를 문제 삼았다. 빌 프라이스는 “애플 특허권들은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면서 “단순히 라이벌 기업(삼성)의 스마트폰이 매력적이란 이유만으로 특허 침해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아름답다거’나 ‘멋지다’는 등의 성격에 대해 특허권을 취득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빌 리 변호사는 이런 논리를 토대로 배심원들에게“애플에 지불할 배상금은 5천200만 달러만 인정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5천200만 달러도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규모에 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승부

삼성과 애플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을 끝으로 역사적인 ‘배상금 재산정 재판’의 모든 절차가 끝났다. 이제 배심원들이 양측 변론을 토대로 배상금 액수를 정하는 절차만 남았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에 따르면 8명의 배심원들은 19일 오후부터 삼성이 부과할 배상금 액수를 결정하기 위한 평의에 착수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 해 8월 배심원들이 삼성에 부과한 10억5천만 달러 중 4억1천만 달러에 대해서만 다룬다. 루시 고 판사가 지난 3월 배상금 계산이 잘못됐다면서 추가 재판을 통해 결정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애플 측이 첫날 모두 진술에서 배상금 요구액을 3억8천만 달러로 낮췄다. 반면 삼성은 5천200만 달러만 지불할 수 있다고 맞섰다. 결국 양측은 ‘3억2천800만 달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이번 재판은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항소심까지 이어질 긴 승부를 생각하면 이번 재판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배상금 2억 달러가 양측 승패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뮐러 주장대로라면 삼성은 확정된 6억4천만 달러 배상금을 포함해 총 배상액수를 8억 달러 중반 이하로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 간의 배상금 재산정 배심원 평결은 이르면 20일 중 나올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