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애플리케이션들이 너무 많다는 국내·외 논란에 따라 진행 중인 앱 개발을 전면 취소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회사는 선 탑재 앱을 최소화한다는 기본 방침에 따라 스마트폰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회,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스마트폰 선 탑재 앱을 소비자가 삭제할 수 있도록 강제하거나 이를 법제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는 지난 5월부터 선 탑재용으로 만들고 있거나 선행과제로 진행하던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수십 여개에 대해 개발을 중지하기로 했다.
그 중에는 개발이 진척된 것도 있었으나 신종균 IM담당 사장 등의 지시에 따라 론칭이 전면 취소된 것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기본 탑재 앱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5월 영국 소비자단체가 갤럭시S4의 저장용량이 선 탑재 앱 등으로 인해 광고와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16GB 갤럭시S4의 저장용량이 9GB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이 회사 IM담당 신종균 사장은 "(그 같은 문제는 선 탑재) 애플리케이션 때문"이라며 "다음부터는 (앱을) 넣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S4 LTE-A 부터 출시된 제품에 대해 사전, 옵티컬리더 등 기존 선 탑재 앱을 줄여 저장용량을 늘렸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3에 대해서는 구글 및 자사 앱들을 폴더로 묶어 정리해 설치 앱이 적은 것처럼 보이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회와 정부, 소비자 단체는 여전히 기본 탑재앱을 두고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을 압박 중이다. 국회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앱을 삭제할 수 있도록 강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삼성전자 갤럭시S4에 48~54개, '갤럭시노트3'에 46~58개의 앱이 기본 설치돼있다고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어떤 공식 입장도 피력하고 있지 않다.
다만 최근 여러 앱 개발 과제가 중단되는 한편 앱 수를 더 줄이자는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콘텐츠 경쟁력 악화와 직원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사들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만큼 향후 이통사 앱 대신 삼성 앱을 더 줄여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연간 2억대에 가까운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자사 앱에 대한 접근성과 이용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겉으로는 이통사가 수혜를 많이 본 것 같지만 삼성전자도 선탑재 앱이 없이는 콘텐츠 사업이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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