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부상병동을 탈출하고 싶은 미식축구 A팀의 S 감독은 선수들에게 '체크라이트'를 선물했다. 영락 없는 모자인데 충격을 받으면 빨간 불이 들어오는 제품이라고 한다. S 감독은 선수들의 괜찮다는 말과 의욕만 믿고 부상 정도를 파악해 1점과 선수생명을 바꾸는 우를 더 이상 범하고 싶지 않다. |
웨어러블 컴퓨터는 신체에 착용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몸 상태나 운동량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
리복의 체크라이트는 헬멧 안에 쓰는 모자다. 모자 내부에 이용자의 상태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려있다. 센서가 부상을 감지하면 모자 바깥에 달린 LED에 불이 켜진다. 약한 충격에는 노란불이, 심한 충격에는 빨간불이 들어온다.
체크라이트는 경기 도중 부상의 우려가 큰 운동 선수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구글 역시 지난 3월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SXSW)에서 '말하는 신발'(talking shoe)을 공개했다. '말하는 신발'은 일반 운동화에 스피커, 압력센서, 가속도계, GPS 등을 탑재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연결해 각종 메시지나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
말하는 신발은 각종 센서를 통해 운동화를 신었는지, 움직이고 있는지, 얼마나 빨리 이동하는지를 감지해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이용자에게 전한다. 예를 들어 신발이 착용 되지 않은 상태라면 '지루하다'고 말하고, 이용자가 걷기 시작하거나 달리기 시작하면 '이제 좀 낫다', '바람이 스치는 느낌이 좋다'고 말하는 식이다.
미국의 자이버너트가 내놓은 스마트 방탄복은 내부에 소형 PC가 설치돼 경찰관이나 군인들의 안전과 작전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의 제프랩스는 골프센스 장갑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일반 장갑에 간단한 기기를 달아 스윙 자세와 속도, 템포, 위치를 알 수 있다. 센서가 초당 1천번 이상 데이터를 감지해 분석한다. 분석된 데이터는 개인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웨어러블 컴퓨터, 대중화 위한 숙제도 만만찮아
웨어러블 컴퓨터가 스마트폰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안전성, 배터리 수명, 사생활 보호 문제 등 많은 숙제도 안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금속성 물질이 신체에 접촉되는 형태고, 전자파도 발생시킬 수 있다. 안전성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
배터리 수명도 관건이다. 예를 들어 기존 시계를 착용하던 소비자가 스마트워치를 사용할 경우 2일~3일에 한번 배터리 충전을 해야 하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
인텔 같은 반도체 업체들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0일 인텔개발자회의(IDF) 2013에서 웨어러블 컴퓨터 용 칩'쿼크(Quark)'를 공개했다. 인텔은 쿼크가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아톰 칩과 비교해 크기는 5분의1로 작고, 전력 소모량은 10분의1로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시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컴퓨터 제품의 경우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 제품은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하는지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에게 스마트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중점을 둬 패션 용품으로 다가갈지, 스마트 기능을 강조해 스마트 기기로 인식시켜야 하는지 제품군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웨어러블 컴퓨터는 스마트 기기이기도 하지만 의류, 시계, 안경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착용성 같은 요소가 스마트폰이나 PC에 비해 중요할 수 있다"며 "기존 아날로그 제품의 어떤 점과 연속성을 가지고, 차별성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분석히 면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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