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주파수 경매대전, 통신3사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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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속 KT 인접대역 확보 여부가 관전 포인트

[허준기자] 지난 2일 신규 LTE 주파수 경매 신청이 마무리됐다. LG유플러스가 지난 1일 가장 먼저 경매 신청서를 냈고 SK텔레콤과 KT가 2일 신청서를 접수해 통신3사가 모두 이번 신규 LTE 주파수 경매에 참여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경매 신청서 접수가 마감됨에 따라 경매 세부 조건 설정에 착수했다. 미래부는 하루에 몇회 경매를 실시할지, 최소 입찰증분을 얼마로 둘 지를 결정해야 한다. 세부 조건이 결정되면 이르면 이달 셋째주(12~16일) 중으로 경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5일 "최문기 장관이 미국 출장(5일~9일)을 가기 전에 주파수 경매 세부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출장에서 돌아오는대로 경매안을 확정하면 일정을 당겨 경매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1.8㎓ 인접대역에 '사활'

이번 주파수 경매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KT가 자사가 보유한 1.8㎓ 인접대역인 D2를 확보할 수 있느냐다. KT가 D2를 확보하면 추가 투자없이 바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기존 LTE 지원 휴대폰으로도 2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파수 묶음기술(CA)을 통해 2배 빠른 LTE-A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KT는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D2 확보가 절실하다. D2만 확보하면 휴대폰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2배 빠른 LTE 경쟁 구도를 단번에 뒤짚을 수 있다.

때문에 KT는 D2 확보를 위해 자금을 쏟아부을 것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D2의 경매가다. D2 블럭이 반드시 필요한 KT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주파수를 할당받으면 이른바 '승자의저주'를 걱정해야 한다. KT가 D2 가치를 얼마로 책정했느냐에 따라 이번 주파수 경매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파수 경매분야의 전문가는 "만약 D2 경매가가 KT가 책정한 가치보다 높아진다면 KT는 D2를 포기하고 다른 대역을 선택할 수 있다"면서 "밴드플랜2의 1.8㎓ 대역 C2를 확보하거나 아예 2.6㎓ 대역으로 이동해 저렴한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T, 2.6㎓냐 1.8㎓냐 '행복한 고민'

SK텔레콤은 KT의 인접대역(D2) 확보를 막기 위해 밴드플랜1의 2.6㎓ 대역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매가가 높아지면 전략을 선회, 밴드플랜2의 1.8㎓ 대역 C2를 가져갈 수도 있다.

1.8㎓ 대역과 2.6㎓ 대역 모두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 1.8㎓ C2를 확보하면 광대역 LTE 서비스와 기존 대역을 활용한 LTE-A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2.6㎓ 대역도 유럽 등 많은 국가에서 LTE 주파수로 사용하고 있어 미래를 대비한다는 관점에서 투자할만하다.

결국 SK텔레콤은 KT의 D2 확보를 막기 위해 얼마나 돈을 써야 하느냐에 전략의 초점을 맞출 것이다. 최대한 KT가 D2를 높은 가격에 가져가도록 밴드플랜1의 2.6㎓ 대역 A1과 B1을 오가며 경매가를 높이다가 경매 막바지에 C2나 A2, B2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SK텔레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밴드플랜1과 밴드플랜2 가운데 한 밴드플랜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이번 주파수 경매의 키를 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G유플러스, 1.8㎓ 대역만 가져갈 수 있다면…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LTE와 관련, 1.8㎓ 대역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경매를 통해 1.8㎓ 대역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인 셈이다.

일단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1의 1.8㎓ 대역인 C1에 단독으로 입찰할 수 있다. 단독 입찰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가져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쉬운 것만도 아니다. KT가 D2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밴드플랜1이 선정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 SK텔레콤도 처음에는 밴드플랜1에서 경매가를 올리다가 결국 밴드플랜2로 옮겨갈 것이 유력해 보이기 때문.

밴드플랜2로 가닥이 잡히면 LG유플러스는 1.8㎓ 대역인 C2를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이 C2는 SK텔레콤이나 KT가 모두 이동할 수 있는 블럭이다. KT의 경우 D2 경매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면 C2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고 SK텔레콤도 밴드플랜1에서 경매가를 높이다가 경매 막바지에 A2, B2, 혹은 C2로 이동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LG유플러스는 1.8㎓ 대역을 타사에 내주고 2.6㎓ 대역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1.8㎓ 대역을 확보하느냐 경쟁사들에게 비싼 주파수 경매가를 내도록하고 2.6㎓ 대역에 만족하느냐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측불허, 싱거운 경매 될 가능성도?

워낙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통신3사가 어떤 주파수를 확보할지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지 않을 수 있다. 경매가 시작되면 통신3사의 전략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겠지만 50라운드 오름입찰 이후에 밀봉입찰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경매 막바지에 전략을 대폭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주파수 경매가 싱겁게 끝날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이 밴드플랜2의 A2나 B2에 입찰하고 LG유플러스가 C2, KT가 D2를 동시에 입찰하면 경매는 그 순간 끝난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밴드플랜2에 필요한 주파수를 명확히 설정하고 입찰하면 큰 경매가를 들이지 않고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한 싸움이 되면 출혈이 크겠지만 통신3사가 '상대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경매'에 올인하지 않는다면 의외로 싱겁게 끝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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