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전자책"…애플, 또 소송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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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자책 소송]외신들은 어떻게 보도했나

[김익현기자] 애플이 전자책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출판사들과 공모해 가격 담합을 조장한 책임이 있다고 연방법원이 판결했습니다.

반독점범 위반 혐의를 뒤집어 쓰게 된 겁니다. 애플은 당연히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소송도 특허 분쟁 못지 않은 장기전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핵심 쟁점들을 중심으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1. 스트레이트 기사

[로이터] Apple colluded on e-book prices, judge finds
[아스테크니카] Apple conspired to raise e-book prices, judge rules (updated)
[가디언] Federal judge finds Apple guilty of conspiring to raise ebook prices
[페이드콘텐트] Court rules Apple fixed ebook prices, led an illegal conspiracy

우선 스트레이트 기사입니다. 맨해튼 지역법원의 데니스 코트 판사는 10일(현지 시간) 애플이 전자책 가격 담합에서 '중심적인 역할(central role)'을 한 '결정적 증거(compelling evidence)'가 있다면서 유죄 판결을 했습니다.

로이터, 아스테크니카, 가디언, 페이드콘텐트 등 주요 매체들이 애플의 전자책 소송 패소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줬습니다.

이번 소송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잠시 살펴보는 것도 좋겠죠? 때는 애플이 아이패드 출시를 앞두고 있던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애플은 피어슨과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 맥밀런, 아셰트 리브르 등과 전자책 가격 문제를 놓고 진지한 얘기를 나눕니다.

당시 애플과 출판사들은 공동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애플은 아이패드 출시 이후 전자책 사업을 하려면 전자책 가격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도매계약으로 전자책 가격을 대폭 낮추고 있는 데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주시하던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애플과 해당 출판사들을 가격담합 협의로 규제당국에 제소했습니다. 법무부가 나서자마자 출판사들은 곧바로 합의금을 물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전자책 반독점 소송에 애플만 관련되어 있는 건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2 애플 기다리는 건 손해배상 소송

[블룸버그] Apple Faces Damages Trial Over E-Book Antitrust Violation

이번 소송 패소로 애플은 어떻게 될까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가격 담합 행위를 곧바로 중단하고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손해배상액 산정을 위한 재판을 거쳐야 합니다.

가뜩이나 이런 저런 소송에 휘말려 있는 애플 입장에선 또 다시 골치 아프게 생겼습니다.

3. 애플은 즉각 항소

[테크크런치] Apple Found Guilty Of Fixing Ebook Prices, Says It’s “Done Nothing Wrong” And Will Appeal
[CNN머니] The Apple e-book case is headed for the 2nd Circuit
[애플인사이더] Apple to appeal e-book decision, maintains company did 'nothing wrong'
[올싱스디지털] Apple’s Chances on an E-Book Ruling Appeal Are Lousy, Say Legal Scholars

당연한 반응이긴 합니다만, 애플은 곧바로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가격 담합 행위를 한 적 없으며, 따라서 잘못된 고소에 대해 끝까지 대항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항소심은 제2 순회 재판소에서 열리게 됩니다.

이런 소식은 테크크런치, CNN, 애플인사이더 등이 이런 소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론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올싱스디지털이 이런 여론을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법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재판에서 애플이 광범위한 가격 담합 행위를 한 흔적이 드러났기 때문에 싸움을 계속 하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올싱스디지털은 아예 애플이 전자책 항소심을 계속 하는 건 '비열하다(lousy)'는 제목을 달았네요.

4. 가격 담합 어떻게 주도했나

[아스테크니카] How Apple led an e-book price conspiracy—in the judge’s words
[씨넷] Shouldn't Apple just call it a day and admit defeat?

코트 판사는 이날 160쪽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애플이 전자책 가격 담합을 어떻게 주도했는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아스테크니카와 씨넷이 이 부분을 잘 정리해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시 들여다볼까요?

애플과 출판사들이 공모한 시점은 아이패드가 처음 공개된 1월 27일 무렵이었습니다. 이 때를 기준으로 7주 동안 전자책 가격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합니다.

일단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책정한 전자책 가격 9.99달러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당시 출판사들인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전자책을 지연 출간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합니다.

애플이 이런 부분을 파고 든 겁니다. 애플은 일단 자신들의 전자책 매장에선 지연 출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출판사들이 원하는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신들이 30% 수수료를 떼낸 방식입니다. 특히 애플은 수익을 내기 위해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코트 판사가 밝혔습니다.

5. 소비자들에겐 어떤 영향?

[올싱스디지털] Apple E-Books Ruling Won’t Do Much for Consumers
[페이드콘텐트] Apple is guilty in the ebook case. For consumers, not much changes; for Apple, a lot could
[씨넷] Ruling against Apple won't cool broader digital media industry

일단 이번 조치가 소비자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담합 행위에 가담했던 출판사들이 법무부와 합의를 하고 원상복귀를 했기 때문입니다. 올싱스디지털이 이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페이드콘텐트 역시 비슷한 관점으로 접근했습니다. 대신 페이드콘텐트는 애플에겐 이번 판결이 상당한 먹구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애플이앞으로 계약서 초안에 소위 최혜국대우, 혹은 MFN을 삽입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고 페이드콘텐트는 전망했습니다.

MFN은 애플에게 다른 전자책 상점과 같은 책일 때 같은 가격을 매치하도록 권리를 주는 조항입니다. 이 조항은 반독점법에서는 문제 소지가 많은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씨넷 역시 이번 판결이 디지털 미디어 시장을 냉각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6. 수혜자는 아마존

[뉴욕타임스] E-Book Ruling Gives Amazon an Advantage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판결의 최대 수혜자는 전자책 시장 최강자인 아마존입니다. 애플이 제재를 받게 될 경우 가뜩이나 강력한 위치를 갖고 있는 아마존의 위상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틀 전 반스앤노블 최고경영자(CEO)가 눅 단말기 판매 부진으로 물러난 데다 애플까지 패소하면서 아마존의 위세는 한층 더 강해질 것 같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이런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7. 또 장기전으로 가나

[더버지] Apple could be in court a long time on ebook case
[월스트리트저널] For Apple, a Tough Legal Road Grows Longer

애플이 항소하게 되면 지리한 법정 공방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더버지,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이런 분석 기사를 실었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앞으로 상당히 힘든 공방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8. 진짜 악당은 출판사?

[기가옴] The real villain in the ebooks case isn’t Apple or Amazon — it’s publishers’ addiction to DRM

그런데 기가옴이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습니다. 진짜 악당은 애플이 아니라 출판사들이란 겁니다. 바로 DRM 때문입니다. DRM이 있는한 전자책 시장은 폐쇄적인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출판사들이 DRM만 포기하게 되면 전자책을 어디서 판매하는 지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가옴의 분석입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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