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탈(脫) 윈도! PC 업계가 수십년 전통의 운영체제(OS)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OS에 눈길을 주고 있다.
7일 국내외 주요 PC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거나,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하는 PC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서처럼 PC에서마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가 안드로이드에 주도권을 내줄지 관심이다.
안드로이드가 윈도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라이선스 비용이 없는데다, 이용자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안드로이드 사용자경험(UX)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HP는 1분기에 15.7%로 PC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공세로 출하량은 23.7%나 감소했다. HP는 이 위기 타개책으로 안드로이드를 택했다.
올 초 회사의 첫 안드로이드 태블릿 '슬레이트7'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5월 안드로이드 태블릿 컨버터블PC '슬레이트북 x2'와 안드로이드 올인원 PC '슬레이트21'를 공개했다.
에이수스는 안드로이드와 윈도 OS 모두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에이수스는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13' 전시회에서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올인원 PC '트랜스포머 AiO'를 내놓았다. PC를 데스크톱처럼 사용하고 싶을 때는 버튼을 눌러 윈도를, 태블릿처럼 사용하고 싶을 때는 안드로이드를 선택하면 된다.
삼성전자도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하는 컨버터블PC '아티브Q'를 지난달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랜 조려자인 인텔도 구글과 협력전선을 형성했다.
인텔 대디 펄뮤터 수석 부사장은 지난 4월 미국 씨넷과 인터뷰에서 MS 대신 구글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윈도8을 탑재할 경우 M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200달러대까지 가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안드로이드를 채택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안드로이드 기반 노트북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쯤 아톰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 OS에 기반한 200달러짜리 저가 터치스크린 노트북이 시장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윈도가 탑재된 PC의 경우 제조사가 MS에 지불해야 하는 라이선스 비용이 포함돼 가격 경쟁력에서 다른 스마트기기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며 "안드로이드는 라이선스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도 "윈도는 출발이 PC중심이며 문서 작성 등 사무 용도로 쓰이는데 적합하지만 안드로이드는 모바일 중심의 OS라 전자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기에 적합한 OS"라며 "이용자들이 PC에서도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윈도 대신 다른 OS를 도입하려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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