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홍 "최태원 회장, 펀드자금 인출 모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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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진술 신빙성에 의문…최 회장 측 '김원홍·김준홍 녹취록' 증거 신청

[정기수기자]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 SK(주) 회장 재판의 핵심 쟁점인 펀드자금의 선지급 과정을 최 회장이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법정 진술이 나왔다.

28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항소심 11차 공판에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 회장이 펀드 자금 유출에 관해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김 전 대표는 "2010년 SK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으로부터 '최 회장은 (펀드자금 인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말을 듣고 황당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나중에 최 회장에게 (펀드자금 인출 사안을 보고하러 갔을 때)얘기를 들어보니 진짜 (펀드자금 인출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는 항소심 과정에서 일관되게 최 회장이 펀드 출자금 선지급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을 해왔다.

그는 앞서 지난달 20일 열린 4차 공판에서는 "두 분(최 회장과 김 전 고문)이 어느 정도 (선지급금 송금에 대해)얘기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는 최 회장이 횡령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재판부가 '최 회장은 (펀드자금 인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김 전 고문의 말을 믿었는 지에 대해 묻자 "세무조사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최 회장이 몰랐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보석으로 풀려난 후 김 전 고문이 반복해서 '최 회장은 모르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있구나' 싶었다"고 엇갈린 진술을 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거듭된 진술 번복에 재판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판부는 "김준홍 피고인이 수없이 거짓말을 해왔다"며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김 전 대표의 반복적 진술을 어떻게 판단할 지 주목된다.

한편,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 직전 김 전 대표와 김 전 고문, 김 전 고문과 최 회장 형제 등 사건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녹취록에는 이 사건의 쟁점인 횡령이 김 전 대표의 단독 범행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지만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일 경우 '횡령이 최 회장과 관계없는 김 전 대표와 김 전 고문간 개인적인 돈거래'라는 최 회장 측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기일을 종결하려 했던 당초 계획을 변경, 내달 2일 오후 2시 1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다음 공판에서는 김 전 고문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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