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훌루를 인수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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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광고가 돌파구…모바일 사업 시너지 창출

[안희권기자] 최근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 영화 서비스 훌루(Hulu)에서 재직했던 임원을 만나 훌루 인수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은 지난 4월 야후가 3억 달러에 유럽판 유튜브 사이트 '데일리모션' 인수를 추진했다가 프랑스 정부의 반대로 좌절된 직후 나온 것이라서 주목을 받았다.

마리사 메이어 CEO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인수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야후 CEO에 취임한 후 강력하게 추진해온 모바일 사업전략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위기 야후 탈출, 모바일과 동영상서 찾다

이를 제대로 알려면 야후의 당면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야후는 지난 4월 예상치를 하회한 2013년 1분기 실적으로 주가가 4%나 떨어졌다. 이날 실적에서 야후 주력 상품인 디스플레이 광고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4억5천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판매건수가 7% 줄었고 광고단가도 2%나 하락해 수익 악화의 주범이 됐다. 검색 매출은 지난해보다 6% 증가했으나 트래픽 인수비용을 포함할 경우 전년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 전망치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야후의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주력 상품의 매출 부진이다. 그 원인이 트래픽 감소에서 비롯했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야후의 성장을 견인해온 3대 상품은 홈페이지, 이메일, 검색 등이다. 이들 중 이메일과 검색의 트래픽량이 매우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야후 이메일 트래픽은 전년 대비 12%, 검색 트래픽은 24% 감소했다.

마리사 메이어 CEO는 야후 수장으로 취임한 후 이들 3대 상품의 트래픽량 증가와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결과물로 나온 전략이 모바일 콘텐츠 고도화 전략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대중화 이후 이들 기기를 통해 웹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데스크톱PC 중심의 사용자 환경(UI)을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해 트래픽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트래픽량을 늘려라

3대 상품의 트래픽 증가책도 이 전략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야후는 우선 홈페이지 트래픽 유입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환경을 모바일에 적합하도록 개편했다. 데스크톱PC 사용자 위주에서 벗어나 모바일 기기 사용자도 편하게 접속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야후는 이를 통해 7억명에 이르는 데스크톱PC 사용자를 모바일 사용자로 전환시켜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야후 홈페이지 모바일 접속자가 3억명 수준에서 머물러 있어 이 계획이 성공할 경우 모바일 트래픽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홈페이지는 주 수입원인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과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이메일은 UI를 개편하는 방식 외에 이렇다할 시도가 없다. 구글처럼 지메일이나 구글플러스를 연계한 복합적인 기능 구현없이는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후가 소셜 블로깅 서비스 텀블러를 인수할 경우 이와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광고와 직결되는 검색도 상황은 비슷하다. 야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10년 장기계약을 맺고 MS 빙을 검색엔진으로 이용하고 있어 독자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마리사 메이어 CEO는 MS와 계약을 청산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협상은 중간시점인 2015년이 돼야 가능하다.

야후는 MS의 검색엔진을 채용한 후 검색 매출이 더욱 악화됐다. 검색 매출이 야후 총매출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지만 검색엔진에 손을 댈 수 없어 야후로서는 검색 사이트 디자인 변경이나 흥미를 가질만 한 메뉴를 추가하는 것 외에 해볼만 것이 없다.

야후 검색매출은 트래픽량 감소, 이로 인해 검색 광고 단가까지 하락해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연출하고 있다. 그나마 디스플레이 광고가 호조세를 보였을 때는 괜찮았으나 이 시장까지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커져 야후 성장세가 위협을 받고 있다.

◆동영상 광고로 신성장 견인

야후는 이런 약점을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로 풀어가고 있다. 마리사 메이어 CEO가 전문 기술업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야후가 인수한 업체의 면면을 보면 모바일 서비스 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바일에 최적화 한 야후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이나 인력을 기업 인수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야후 서비스를 모바일화 해 트래픽량이 증가한다고 해서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검색 광고나 디스플레이 광고가 단가하락으로 이익률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은 검색 광고나 단순한 배너 형태의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동영상 광고를 더 선호한다. 동영상 광고 단가는 다른 유형의 광고보다 높다. 따라서 야후가 광고 상품을 동영상 광고 위주로 재편할 경우 수익성 하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야후가 동영상 광고 비중을 높이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야후의 동영상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방문자수 기준으로 지난해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야후는 미국 5위, 세계 8위에 불과했다.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은 미국과 세계시장에서 모두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훌루, 동영상 광고 매출 키우는 촉매제

야후가 유럽 최대 동영상 (공유) 서비스 데일리모션을 인수하려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데일리모션을 인수할 경우 동영상 광고 능력을 1억1천900만건에서 2억3천만건으로 확대할 수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야후의 데일리모션 인수를 불허해 불발로 끝났다. 야후는 이를 훌루 인수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훌루는 아마츄어가 만든 동영상 위주의 구글 유튜브나 데일리모션과 달리 영화사나 방송사가 제작한 영화, TV방송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훌루의 시청자수는 10위 안팎으로 유튜브나 야후보다 적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기 때문에 방문자의 시청시간은 205분으로 야후(45분)보다 월등히 높다.

야후가 기존 동영상 자산에 훌루 콘텐츠를 통합해 제공하면 방문자수와 시청시간을 모두 확대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동영상 광고 매출도 늘릴 수 있다. 훌루가 올 1분기에 10억건 시청회수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이다. 400만명에 이르는 유료 이용자도 야후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야후는 자금 문제를 고려해 훌루 지분 일부만을 인수하려 할 수도 있다. 전체 인수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분 투자를 통해 콘텐츠 제휴를 체결할 경우 동영상 콘텐츠 확보와 동영상 광고 플랫폼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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