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기자] "구글이 삼성 편을 드는 문건을 제출하지 못하도록 해달라."
삼성 제품 판매금지를 반대한다는 구글의 응원 사격에 대해 애플이 하루 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특허 전문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7일(현지 시간) 전했다.
이에 앞서 구글은 하루 6일 삼성 제품 판매금지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법정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항소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글 외에도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를 비롯해 SAP, 레드랫, 랙스페이스 등도 삼성 제품 판매금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할 말 있으면 삼성과 공동 피고로 나서야"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구글이 삼성 제품 판매금지를 반대한다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항소법원에 제출했다.
애플은 반대 이유로 "구글이 삼성 스마트폰의 기본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개발사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제3자"란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은 HTC, SAP 등 다른 업체들이 법정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았다.
애플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구글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포스페이턴츠는 "구글이 뭔가 할 말이 있으면 삼성과 함께 소송에 (직접) 나서서 변호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공동 피고에 가깝다는 것이 애플의 판단인 셈이다.
애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삼성을 옹호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연방항소법원은 지난 해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소송 당시에도 구글의 법정의견서 제출을 허용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를 둘러싼 소송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들이 중요한 이슈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항소법원이 구글의 법정 의견서 제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내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포스페이턴츠가 전망했다.
◆판결 실익 보다는 여론 환기 차원서 큰 의미
문제는 구글 등이 삼성 제품 판매금지를 반대하는 법정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이 재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포스페이턴츠는 "법정의견서는 구글이 파트너인 삼성에 대해 해 줄 수 있는 것 중 비교적 약한 지원이다"고 주장했다.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런 주장이 아니더라도 구글 등 제3자의 법정의견서가 법원의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삼성 제품 판매금지 문제는 이미 1심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사안이다. 웬만한 분쟁 사안은 판매금지보다는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하는 미국 법원의 최근 판례를 감안할 때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판매금지 조치를 항소 재판부가 전격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판결만 놓고 보면 구글 등의 법정의견서는 삼성과 애플 모두에 큰 이슈가 될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여론을 환기하는 측면에선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구글이 삼성의 '첨단 제품' 판매금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구글의 법정 의견서 제출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 역시 이런 점을 감안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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