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기업에게 있어 새로운 시장이란 도전을 자극하는 마취제다"
백동훈 휴머스온 대표는 요즘 제2 창업의 자세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15년간 자신의 이름보다 더 소중하게 외쳐 온 '에이메일'이란 사명을 '휴머스온'으로 변경하고 제2 도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지난 1998년에 설립된 에이메일은 올해 4월 5일 휴머스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휴머스(humus)는 흙, 대지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휴머스온(humuson)이라는 사명에는 '겸손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회사의 방향이 담겨 있다.
백동훈 대표는 "바꾼 회사명에는 기술과 노하우를 서비스와 솔루션의 형태로 제공하고 이를 기반(On)으로 인터넷의 모든 사업을 꽃피우는 겸손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에이메일을 휴머스온으로 변경한 이유는 시장의 변화에 있다. 과거에는 전화와 메일이 사람들의 소통을 주로 담당해 왔지만 모바일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메시징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매개체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 새 시장이 없었다"며 "인터넷은 포털이, 모바일은 통신사가 장악하고 있어 어떤 비즈니스도 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EMS'와 인터넷 마케팅 ASP 서비스 '포스트맨'으로 동종 업계 1위를 견고히 지켜 온 에이메일이지만 새로운 시장과 미래가 잘 보이지 않아 백동훈 대표는 항상 고민이 많았다.
3년 여의 고민 끝에 그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과감하게 회사의 이름을 휴머스온으로 바꾸고 주력 아이템도 메일에서 모바일 메시징으로 변경했다. 도전의 무대도 한국이 아닌 세계 시장이다.
백동훈 대표는 이제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했다.지금까지 갈고 닦아 온 시장 기반에 모바일과 세계화라는 도전의 옷을 입혀 글로벌 모바일 메시징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다.
◆"모바일 메시징 회사로 거듭난다"
백동훈 대표는 새로운 시장의 키워드로 '모바일'을 내세웠다. 사명을 변경한 것도 모바일 메시징 전문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백 대표는 "에이메일이라는 회사 이름 때문에 사업 영역이 메일로 국한되는 외부의 시선을 없애고자 했다"며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사고가 한정된 업무에 갇히는 것도 경계했다"고 말했다.
그의 눈에 새롭게 들어온 모바일 환경의 변화는 그동안 답답하게만 느껴 왔던 메일이라는 한계를 과감히 던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모바일 환경이 계속해서 발전하면서 모바일이 단순히 이메일을 확인하는 다양한 채널의 일부가 아니라 가장 최적화된 채널, 가장 우선하는 채널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바일에서의 이메일 오픈율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 리서치 업체인 케이노티스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모바일 이메일 오픈율이 201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에 걸쳐 약 13%에서 약 36%로 169% 가량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이메일 마케팅 서비스 포스트맨의 조사결과 같은 기간 6%에서 27%로 315%가량 상승했다.
백 대표는 "그 동안 모바일 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모바일앱 분석 솔루션과 모바일 통합 메시징,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등 다양한 모바일 솔루션을 갖췄다"며 "이러한 요소기술들을 통합해 모바일 고객관계관리(mCRM)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백동훈 대표는 "성숙기에 다다른 국내 EMS 시장에 모바일이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 분야를 만들어 냈다"며 "다른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휴머스온의 사업방향"이라고 부연했다.
◆ "미국 시장 딛고 글로벌로 간다"
백동훈 대표가 꼽는 두 번째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첫 번째 공략 시장은 미국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2년 7월 미국 법인 '이휴머스'를 설립하고 9월에는 포스트맨을 현지화시킨 '메일 플랜츠'를 오픈했다.
그는 "미국 시장은 지리적으로 넓고 한국처럼 획일화돼 있지 않다"며 "기업용 소프트웨어만 하더라도 천차만별이라 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가 두 달에 한 번 꼴로 직접 미국을 오가며 사업에 공을 들인 덕인 이휴머스는 현지 인력을 포함해 5명의 인력으로 조직의 모습을 갖췄고 메일 플랜츠 서비스도 올 4월 기준 약 27개의 고객을 확보하며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는 "서비스 매출은 고정적이라 10달러라도 발생한다면 이는 나중에는 100만 달러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소규모 기업 시장을 시작으로 신뢰도를 쌓고 최종적으로는 매출액 1억~2억 달러의 중견중소기업(SMB)에 사업의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 시장이 만만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백 대표는 미국 진출에 대한 애로사항도 털어놨다.
그는 "미국은 많은 업무를 이메일로 처리하다보니 메일수신 정책이 굉장히 엄격하다"며 "메일 계정만 해도 우리가 네이버, 다음 등 10여 개 정도인 것에 반해 미국은 지금까지 파악된 주요계정만 240개"라고 말했다. 그만큼 스팸 메일에 대한 규제도 철저하다는 의미다.
백동훈 대표는 "올 해 상반기 내로 이러한 미국의 시스템을 반영해 서비스를 구축하고 올해 모바일 이메일 서비스 프로바이더(ESP)로서 차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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