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새정부 경제 민주화 일환으로 입법이 추진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한 정년 연장 등 경제·노동 현안 관련 규제 입법에 대해 경제5단체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최근의 규제 입법이 기업활동 위축 및 우리 성장 동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성명을 내고 "정치권과 정부가 더욱 창조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고민해 달라"고 촉구 했다.
경제 5단체는 입장을 통해 "현재 우리 경제는 엔화 약세, 북한 리스크 등은 경제․사회적 불확실성 으로 기업의 경영난이 가속화 되는 등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물론 최근의 정년연장 의무화, 공휴일 법률화, 통상임금 산정 문제, 엄마가산점제, 통근재해 도입 등을 문제 삼았다.
청년 취업, 형평성 논란 및 천문학적 고용비용 증가 및 노사갈등, 막대한 보험재정 지출 등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경제 5단체는 이에 대해 "단순히 포퓰리즘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실천을 위해 혁신적인 규제 완화책을 모색할 시점"이라며 "기업들은 성장과 공정한 시장질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기업에 대한 편향적 시각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경제 5단체장은 이날 오전 프라자 호텔에서 긴급 간담회 를 가졌다.
다음은 경제 5단체의 '최근 경제·노동 현안 관련 규제 입법 등에 대한 경제계 입장' 전문.
최근 경제·노동 현안 관련 규제 입법 등에 대한 경제계 입장
현재 우리 경제는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의 엔화 약세, 북한 리스크 등은 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우리 기업의 경영난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지금은 경제 주체 모두가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더라도 긍정적인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최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는 정년연장 의무화,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공휴일 법률화, 천문학적 고용비용 증가와 노사갈등을 유발하는 통상임금 산정 문제, 형평성 시비를 야기하는 엄마가산점제, 막대한 보험재정 지출을 초래하는 통근재해 도입 등은 단순히 포퓰리즘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실천하기 위한 혁신적인 규제 완화책을 모색할 시점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정한 시장 질서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기업에 대한 편향적 시각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길 부탁드립니다.
이에 경제계는 정치권과 정부가 더욱 창조적이고 균형잡힌 시각으로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고민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첫째,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기업투자와 국민경제를 고려하여 균형잡힌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불공정한 거래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동반성장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되, 대기업을 옥죄는 식의 내용이 아닌 균형잡힌 법안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법안에서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위축시키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어 자칫 기업의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스럽습니다. 따라서 공정거래 관련 법안은 기업투자와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정치권은 청년층 고용 활성화와 세대간 일자리 상생을 위해 각종 고용 관련 규제를 정비해야 합니다.
현행 연공급 임금체계는 고용보호 규제와 더불어 장년층의 고용비용을 생산성 이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고용총량의 확대를 제약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러한 실정에서 국회의 ‘60세 이상 정년 의무화’는 장년층의 고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킴으로써 청년층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지속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세대간 일자리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60세 정년 규정과 동시에 임금피크제 등 임금조정이 반드시 적용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을 촉진함과 더불어, 고용 조정의 엄격한 제한, 청년의무고용 등과 같은 고용유연성과 고용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도 정비되어야 합니다.
셋째, 정치권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우리 경제 현실과 기업 여건을 고려치 않은 과잉입법을 철회해야 합니다.
최근 여․야 정치권은 입법 이후, 산업현장에 미치는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법안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휴일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은 과잉입법에 따른 파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공휴일 법률화는 주휴일과 일요일의 충돌로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대체휴일제 도입을 통한 휴일 확대는 임시직․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일요일을 법에서 휴일로 강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미혼 여성, 미출산 여성, 남성에 대한 차별을 야기하며, 퇴직의 자발성 여부가 불분명한 엄마가산점제는 노동시장의 혼란만을 부추길 것으로 우려됩니다.
출퇴근 행위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업무행위가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로 보호하는 것은 산재보험의 원리에 맞지 않으며, 통근재해 도입 시 사업주의 막대한 비용부담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큽니다.
화학사고 피해 등이 발생할 경우 해당기업의 매출액 기준 과징금 부과 및 업무상과실에 대한 벌칙수준 강화는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과도한 행정제재 및 처벌입니다. 이와 더불어 수급인의 위반행위를 도급인의 책임으로 간주하는 것도 민법상 과실책임원칙에 어긋나며, 산재예방에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넷째, 노사갈등으로 인한 소모적 분쟁과 사회적 손실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통상임금과 사내하도급,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는 물론 정치권의 근로자 보호위주 정책이 가세하면서, 산업현장의 혼란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고정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우리 기업이 일시에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소 38조 5천억원에 달해 우리 기업들에게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큽니다. 특히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는 일자리 창출 여력과 근로자간 양극화도 악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사내하도급근로자는 원청업체가 아닌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임이 명백합니다. 따라서 사내하도급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제도는 애초에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다른 기업 근로자간의 임금 격차를 차별로 보는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나아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고용관계 자체로 간주한다거나, 원청기업에게 사내하도급근로자의 고용과 근로조건 유지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사적자치의 근간을 훼손하여 위헌의 소지마저 지적되고 있습니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인위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것은 노사갈등 촉발과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은 더 이상 임금과 생산방식의 다양화를 둘러싼 산업현장의 분쟁과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길 바랍니다.
다섯째, 우리 기업들은 투자 및 고용 확대에 힘쓰고, 투명경영, 사회공헌활동 등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악재들로 총체적 난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의 경영난과 서민경제의 고통은 날로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러한 난국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로 서민경제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쟁력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공정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투명경영의 실천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2013년 4월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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