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한달에 십수만원 이상 요금을 내고 있는 SK텔레콤의 '충성고객'들이 LG유플러스로 상당수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새로 내 놓은 '음성통화 완전 무제한' 요금제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한달에 6만9천원 이상을 내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LTE 음성 무한자유 요금제'를 오는 15일부터 내놓는다고 11일 발표했다.
SK텔레콤이나 KT가 자사 가입자끼리 음성통화를 무제한 할 수 있는 '망내 무제한' 요금제인데 비해 LG유플러스가 이날 공개한 음성 무한자유 요금제는 통신3사는 물론 알뜰폰 가입자들과 유선전화까지(8만9천원 부터)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이 요금제로 인해 음성통화량이 많아 통신요금이 10만원, 20만원을 훌쩍 넘기는 고액 가입자들의 이동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런 가입자들은 SK텔레콤에 중점 포진돼 있다. 이들이 한달에 6만9천원만 내면 망내외를 가리지 않고 음성통화를 무제한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새 요금제에 크게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망내 무제한과 차원이 달라"
LG유플러스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고객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날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음성통화 초과로 인한 추가 수익을 모두 포기해야 하고 경쟁사에 접속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연간 최대 6천억원까지 매출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소모적인 보조금으로 가입자 뺏고 빼앗기 경쟁을 벌이느니 차라리 이같은 요금제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고 가입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오히려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LG유플러스의 비장한 각오와 달리 전문가들은 월 10만원 이상 통신비를 납부하는 고(高) ARPU(가입자평균매출) 고객이 대거 LG유플러스로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는 LG유플러스의 이날 발표에 대해 일제히 "매출 감소 가능성에 비해 외부 고객 유인 효과가 더 커 결과적으로 회사에 유리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한 증권가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의 가입자 기반이 경쟁사보다 적기 때문에 이 회사 가입자들이 음성을 무제한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매출 감소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오히려 타 경쟁사의 10만원대 이상 고ARPU 가입자들이 대거 LG유플러스로 유입되면서 LG유플러스의 가입자 확대 현상을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SK텔레콤의 고ARPU 가입자가 최대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T 역시 아이폰 도입과 함께 상당수의 '얼리 어답터'들이 들어오면서 고ARPU 가입자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애널리스트는 "고ARPU 가입자는 대부분 데이터가 아니라 음성 중심의 고객이다. 아직 3G에는 데이터무제한요금제가 있고, 데이터 추가 요금보다는 음성통화가 정액요금제를 초과해 부가되는 비용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LG유플러스의 음성무제한요금제는 이런 고ARPU 가입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철 부회장도 "10만원 이상의 요금을 내는 고객중 '생계'를 위해 통신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택배기사, 보험사원 등은 비싼 통신비를 내면서도 통신요금에 민감하신 분들"이라면서 "이런 분들이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요금제를 선택해 부담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음성통화는 남아돌고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분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나 기존 정액요금제를 선택하시면 된다. 소비자의 선택 폭이 그만큼 넓어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의 새 요금제 서비스가 가져올 파장 분석에 한창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 (고ARPU) 고객들은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통신사를 이동하지 않은 충성고객"이라며 "만약 요금만으로 그 고객들이 통신사를 옮긴다면 2G, 3G 시절 요금이 가장 저렴했던 당시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전신)으로 이미 옮겨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금도 중요하지만 VIP 고객은 통화품질은 물론이고 멤버십 서비스와 고객응대 수준, 각종 고객 케어 프로그램까지 완벽하길 원한다"며 "전혀 (가입자 이탈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대부분의 VIP 고객들은 SK텔레콤을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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