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뭐가 달라졌지? 처음에는 의아했다. 새로 출시된 후지필름 'X100S'는 겉으로 보기에는 기존 X100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굳이 꼽자면 X100이라는 글자 옆에 알파벳 'S'가 빨간색으로 새겨진 것 정도?
후지필름은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모든 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부품을 싹 바꿔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것. 아날로그 스타일의 제품 디자인은 바뀌지 않은 게 아니라 장점을 계승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RF카메라 스타일…복고의 귀환
후지필름 X 시리즈의 복고풍 디자인은 이제 어느 정도 친숙하다. 올림푸스 'OM-D E-M5'가 SLR 카메라라면 후지필름 X100S는 RF 카메라 스타일이다. 색상도 옛날 카메라처럼 투톤이다. 바디에 검정색으로 가죽 느낌의 소재를 두르고 위쪽은 은색으로 금속 질감을 살렸다.
X100S의 여러 다이얼들은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서 보기 힘든 것들이다. 렌즈에는 F2.0부터 F16까지 조절하는 조리개링이 있고 셔터스피드 다이얼, 노출 다이얼도 별도로 달려 있다. 셔터 버튼에는 홈이 파여져 있어 소프트버튼을 장착할 수 있다.
광학식 뷰파인더도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DSLR과 달리 카메라 가운데가 아니라 뒤에서 봤을 때 왼쪽 상단에 뷰파인더가 있다. RF 카메라 방식이다. 이 뷰파인더는 전자식으로도 변환해 사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라고 부른다.
◆DSLR급 고화질 센서,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고사양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센서다. 옛날에는 필름이 하던 역할을 요즘에는 이미지 센서가 대신한다.
X100S는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센서 크기가 클수록 고화질과 넓은 화각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APS-C는 보급형 DSLR과 같은 크기다. 필름과 동일한 35mm 풀프레임 센서보다 한 단계 작은 크기라고 보면 된다.
X100S에는 1천630만 화소 X-트랜스 CMOS2 센서가 채용됐다. 특히 광학 로우 패스 필터를 제거해 더욱 고화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화상처리엔진은 EXR 프로세서2가 탑재됐다. 전작 X100은 물론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고사양 부품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번 X-트랜스 CMOS2 이미지 센서는 위상차AF를 지원한다. X100의 문제로 지적되던 카메라 속도를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조처다.
◆"AF 속도 높여라!" 특명완수
X100S는 콘트라스트AF와 위상차AF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AF를 지원한다. 콘트라스트AF의 정확도와 위상차AF의 빠른 속도를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X100S는 자동 초점(AF)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후지필름은 AF속도가 '0.08초'라고 말한다. 기존 X100의 공식 속도는 0.22초였다. 제품을 사용해보니 촬영 환경에 따라 속도가 매번 달라 0.08초라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느리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AF속도가 빨라지면서 연속 촬영 컷수도 많아졌다. 초당 6장의 촬영으로 최대 29프레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연사로 촬영한 사진을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하면 마치 하나의 영상처럼 이어준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고 싶다면 손으로 직접 초점을 잡으면 된다. X100S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이중 합치 방식의 수동 초점(MF)을 지원한다. 이 방식 역시 과거 RF 카메라에서 쓰던 방식이다. 초점을 잡을 때 좌우로 갈라진 이미지를 하나로 합치면 초점이 맞춰진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려는 부분을 확대하는 기능과 초점이 맞으면 피사체 주변부를 선명하게 표시하는 '포커스 피크 하이라이트' 방식도 사용할 수 있다.
◆광학식+전자식, 원하는대로 쓰는 뷰파인더
많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후지필름의 뷰파인더 역시 성능이 더 좋아졌다. X100S의 뷰파인더는 광학식과 전자식 모두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다.
전자식 뷰파인더의 경우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144만 화소에서 236만 화소로 해상도가 향상됐다. 광학식 뷰파인더는 전자식과 마찬가지로 조리개, 셔터스피드, 감도(ISO) 등 기본 촬영 정보를 표시한다.
광학식과 전자식 뷰파인더 전환은 카메라 렌즈 옆 레버를 돌려 전환한다. X100S는 기존 제품보다 손으로 조작하기 쉽게 레버 모양이 조금 바뀌었다.
◆감도, 동영상 등 기타 성능도 골고루 개선
X100S는 ISO 200에서 6400의 감도를 지원한다. 부족하다면 25600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특히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보다 더 고감도로 촬영해도 노이즈가 적은 점이 놀라웠다.
무조건 지원 감도가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감도를 높여도 노이즈가 적고 입자가 고르게 분포해야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X100S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동영상 촬영 성능도 개선됐다. 전작 X100은 720p HD급 화질의 촬영이 가능했는데 X100S는 풀HD(1080p) 촬영을 지원한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사진=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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