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카카오와 NHN이 콘텐츠 유통을 놓고 격돌한다. 카카오의 콘텐츠 장터 카카오페이지와 NHN의 N스토어가 콘텐츠 유통 환경에 변화를 몰고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메신저를 N스토어는 네이버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관계자는 18일 "(콘텐츠 장터 기능을 하는) 카카오페이지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이 달 안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저작툴을 이용해 음원·이미지·텍스트·동영상 등의 디지털콘텐츠를 누구나 쉽게 제작해 사고팔 수 있는 장터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카카오페이지의 모든 콘텐츠를 500원 이상 유료로 판매해야되기 때문에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카카오페이지가 기존 콘텐츠 장터화 차별화 되는 지점은 애플리케이션 이외에 다른 디지털콘텐츠 유통에 집중한다는 점, 앱 개발사나 콘텐츠 제작사가 아니라도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 등이다.
카카오페이지 성공은 이용자들이 유료 콘텐츠에, 특히나 전문가가 제작하지 않은 콘텐츠에도 지갑을 열지에 달려 있다. 수익은 구글이 앱내결제(인앱결제) 수수료로 30%를, 카카오가 20%를, 콘텐츠 제작자가 50%를 가져간다.
업계관계자는 "국내에선 유료 콘텐츠 구매도 잘 이뤄지지 않는데 아마추어들이 만든 콘텐츠를 돈을 낼 것 같지는 않다"며 "카카오페이지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콘텐츠 제작자들은 카카오페이지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미 '카카오페이지의 모든 것', '카카오페이지 장터 카페' 같은 카페가 개설돼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모든 것'의 경우엔 1천여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돼 있다. 이들 카페에서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 카카오페이지를 비롯한 카카오의 소식 공유된다. 같이 콘텐츠를 제작할 사람을 찾기도 한다.
N스토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콘텐츠 정보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지난해 6월 문을 연 N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음악·전자책·영화 등을 유통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네이버로 검색을 하고 별도로 앱 마켓을 가야하는데 불편함을 겪었다"며 "콘텐츠 제작자들은 콘텐츠의 노출빈도나 수익배분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N스토어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NHN에 따르면 지난해 8월말 네이버 전체 쿼리(질의어) 중 앱 검색결과에 노출되는 쿼리 비중은 3.7%를 차지했지만 10월말엔 15%를 기록했다.
이는 앱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를 찾기도 하지만 네이버를 찾는 이용자도 늘고 있음을 드러내는 수치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애니팡'을 검색한다면 애니팡이 어느 장터에서 유통되고 있는지, 애니팡 고득점 하는 방법, 애니팡 하트 안 받는 법 등의 정보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다.
수익배분도 NHN은 통상 30%를 가져가는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배분 비율을 20%로 낮추고 10%를 이용자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오는 6월까지는 한시적으로 개발사에 수익의 10%를 더 배분하기로 했다.
업계는 카카오와 NHN이 콘텐츠 제작사와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나 NHN 모두 플랫폼 사업자로서 콘텐츠를 플랫폼에 종속시킨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성공 이후에도 앱 개발사와 상생할 수 있는 콘텐츠 환경을 구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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