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리스 카메라를 가장 먼저 상용화한 업체가 어딜까? 파나소닉이다. 지금은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표현이 굳어졌지만 당시에는 '하이브리드 카메라'로 불렸다. 콤팩트 카메라 수준의 작은 크기로 DSLR 화질급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파나소닉 'GH3'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 무엇보다 제품 크기가 이제는 콤팩트 카메라만큼 작지 않다. 전작 GH2가 나온지 2년이 훌쩍 지난 후 오랜만에 출시된 GH3는 덩치가 너무 불어버렸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작은 크기인데 파나소닉은 왜 그걸 포기했을까?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 'GH3'를 직접 사용해봤다.
글 ┃ 박웅서기자 @cloudpark_hero 사진 ┃ 조성우기자
육중한 무게와 두터운 그립…거의 DSLR 수준
외관부터 훑어보자. 파나소닉 GH3 크기는 132.9x93.4x82mm. DSLR 카메라라고 해도 속을 정도다. 전체적인 크기는 물론 그립부까지 더 두터워졌다.
제품 무게는 470g. 거의 엔트리급 DSLR 수준이다.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는 둘 중 하나다. 엄청 무겁거나 무진장 가볍거나. 가벼운 것은 200g 수준까지 내려갔다. GH3는 그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육중한 무게는 바디 소재탓도 있다. 파나소닉은 GH3 본체를 마그네슘 재질로 만들고 방진방적 설계를 적용했다. 무거운 대신 튼튼하다는 뜻이다. 리뷰에 사용한 렌즈는 파나소닉의 HD급 14~140mm 렌즈. 평범한 단렌즈보다는 크기가 큰 편이라 전체적인 카메라 외관이 더 큼직해 보인다.
다이얼 5개, Fn키도 5개…조작성 향상
파나소닉 GH3가 추구하는 방향은 전문가용 미러리스 카메라다. 때문에 조작성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실제로 GH3는 요즘 많은 카메라들이 심플성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로 무장하고 있다.
모드 다이얼은 바디 위 양쪽으로 2개다. 각각 촬영모드와 드라이브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또 뒷면 메뉴 휠을 포함한 조작 다이얼까지 포함하면 총 5개로 늘어난다.
눌러야 할 버튼도 많다. 메뉴 버튼과 재생 버튼, 디스플레이 버튼, 동영상 녹화 버튼 등은 기본이다. 여기에 화이트밸런스(WB), 감도(ISO), 노출, 초점 및 노출 고정(AF/AE LOCK) 등 빠른 조작을 위한 기능들이 모두 버튼으로 지원된다. 사용자가 직접 기능을 할당할 수 있는 펑션(Fn)키도 5개나 된다. 이 정도면 전문가급 촬영을 위한 준비는 철저히 마친 셈이다.
터치 되는 쨍쨍한 OLED 디스플레이
쨍쨍한 디스플레이 역시 사용자의 조작을 돕는다. 파나소닉은 GH3의 3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에 선명한 OLED 패널을 탑재했다. 전자식 뷰파인더(EVF)도 OLED다.
단순히 OLED를 채용했다고 해서 조작 편의성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화면을 터치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파나소닉은 지난 2010년부터 렌즈교환식 카메라에 터치패널을 채용해 왔다.
터치 디스플레이는 촬영시 AF 초점을 잡거나 재생할 때 스마트폰처럼 사진을 밀어넘기는데 사용할 수 있다. 더 큰 용도는 추가 버튼이다. 화면에 할당되는 버튼들 덕분에 더 쉽게 카메라를 조작할 수 있다. Fn 버튼도 기존 5개 외에 2개가 더 추가된다.
Fn2로 배정돼 있는 퀵 메뉴로 들어가면 터치 화면을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퀵메뉴에서는 사진스타일, 플래시모드, 동영상 설정, 사진 설정, 화질 등을 포함해 약 12개의 설정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전문가도 반한 수준 높은 동영상 촬영
파나소닉은 작은 크기를 포기한 대신 성능을 극도로 키웠다. GH3가 출시되자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뺨 친다"며 감탄했을 정도다.
가장 주목받는 GH3 기능은 바로 동영상이다. 파나소닉 GH 시리즈는 특히 전문가급 동영상 촬영 성능으로 유명하다. 이번 GH3는 풀HD 60p 촬영을 지원하며 방송 카메라를 뛰어넘는 72Mbps 수준의 비트레이트를 자랑한다.
GH3는 우선 영상 포맷을 AVCHD, MP4, MOV 중에서 고를 수 있다. AVCHD는 HDTV에 적합한 최고 고화질 촬영에 적합하고 MP4는 파일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PC용이다. MOV 파일은 비디오 제작시 고화질 편집을 할 수 있다.
화질 설정은 AVCHD 기준 풀HD 60p, 60i, 30p, 24p로 나뉘어 있다. 여기서 p와 i는 방식의 차이로 'p'가 더 선명한 화질과 뚜렷한 색감을 얻을 수 있다.
음량도 조절된다. 최소 1레벨에서 19레벨까지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하다. GH3는 마이크 단자를 과거 2.5mm에서 3.5mm로 바꿔 확장성을 넓혔다. 이 밖에도 동영상 촬영시 HDMI 단자를 연결하면 외부 모니터를 통해 촬영 영상을 모니터링하며 촬영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모드 및 장면(SCN) 모드 부가 기능도 살펴보자. 촬영 모드 다이얼을 보면 물감 모양과 SCN이라고 표시돼 있는 부분이 있다. 각각 크리에이티브 모드, 장면 모드다.
크리에이티브 효과는 총 14개다. ▲생동감 ▲복고 ▲하이키 ▲로우 키 ▲세피아 ▲다이내믹 흑백 효과 ▲인상적인 아트 ▲하이 다이내믹 ▲크로스 프로세스 ▲장난감 효과 ▲미니어처 효과 ▲소프트 포커스 ▲스타 필터 ▲원 포인트 컬러 등이 있다.
장면(SCN) 모드는 ▲선명한 인물 사진 ▲특색있는 풍경 ▲먹음직스러운 음식 ▲선명한 스포츠 샷 등 23개나 된다. 다양한 모드를 갖춰 놓음으로써 어떤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게 했지만 기능이 다소 크리에이티브 모드와 겹치는 등 불필요한 면도 있다.
"GH3도 된다!" 와이파이 원격 촬영
요즘 디지털 카메라 기능 중 대세인 '와이파이' 기능, GH3도 물론 된다. 관련 애플리케이션 이름은 '루믹스 링크'(LUMIX LINK)다. 원격 조종과 자동 백업이 대표 기능이다. 설정은 간단하다. GH3의 와이파이 기능을 켠다음 스마트폰으로 카메라에서 쏘는 와이파이를 잡으면 끝이다. 이 경우 스마트폰 내 GPS 기능을 사진의 위치정보 저장에 활용할 수도 있다.
원격 조작은 기본적으로 초점과 줌, 촬영 등을 지원한다. 줌 조작은 전동줌 시리즈인 파나소닉 'X렌즈' 사용시 가능하다. 촬영 전에는 촬영모드, 초점모드,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WB 등을 미리 설정할 수 있다.
또 카메라에 저장된 이미지를 전송하거나 녹화 중 이미지를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만 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PC, 클라우스 싱크 서비스, WEB 서비스, AV 장치, 프린터 등 다양한 곳으로 보낼 수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하거나 직접 무선 연결하면 TV로도 화면이 재생된다.
DSLR과 정면승부…프로 시장 타깃
GH3가 커진 이유를 알겠다. 타깃 유저가 달라서다. 파나소닉 GH 시리즈는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와 다르게 최고의 성능을 원하는 업계 프로들을 공략한다. 이들은 순전히 작업을 위해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크기보다는 확실한 그립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
GH3는 특히 영화나 방송 촬영에도 손색이 없는 고화질 동영상 촬영을 앞세운다. 방진 방적 구조의 견고한 마그네슘 합금 바디, 헤드폰, 마이크, HDMI, 외장 마이크 등 다양한 연결 단자는 다 이를 보완하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는 "GH 시리즈의 경우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등을 위한 대여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카메라 성능도 동영상 촬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뭇 DSLR보다 더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전문가를 노리는 만큼 가격도 세다. 바디킷 기준 149만9천원, 루믹스G 14-140mm 10배줌 HD렌즈로 구성된 렌즈킷은 229만9천원이다.
파나소닉 GH3 주요 제원▲1천605만 화소 라이브 MOS 센서 ▲신 로우패스 필터 ▲멀티 프로세스NR 비너스 엔진 ▲하이브리드 AF ▲방진 방적 마그네슘 합금 바디 ▲174만 화소 OLED 전자식 뷰파인더 ▲61만 화소 OLED 터치 액정 모니터 ▲6fps 연사 ▲1920x1080 60p 풀HD 동영상 촬영 ▲비디오 비트 레이트 50Mbps (72Mbps ALL-I) ▲ISO 200-12800(확장 25600) ▲플래시 내장 ▲3.5 인치 마이크 in ▲스테레오 마이크 내장 ▲외장 배터리 세로 그립 지원 ▲와이파이 무선 기능 ▲크기 132.9x93.4x82.0mm ▲무게 47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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