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각종 의혹으로 적격성 논란이 일었던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이 후보자의 낙마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이 후보자 지명에 어느 정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후보자가 자질 시비 끝에 낙마했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청와대는 이 후보자 인선을 박 당선인과 상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명은 이명박 대통령이 했지만 박 당선인과 상의 절차를 거쳐 사실상 차기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인식을 줬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물론 박 당선인 측은 "헌법재판소장 추천 권한은 현직 대통령에 있다"며 무관함을 강조했다.
후임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하는 일도 박 당선인의 몫이 됐다. 임기를 11일 남겨둔 이 대통령이 후임을 물색하고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자가 특수업무경비 사적 유용 등 각종 의혹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고 낙마했기 때문에 박 당선인이 지명할 후임 헌법재판소장은 자질과 능력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깨끗한 '무결점'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인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 새로 출범할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자가 '사퇴의 변'에서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힌 데서 차기 정부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한 이 후보자의 의중이 읽힌다.
한편 후임 인선이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면서 헌법재판소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차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는 목영준,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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