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韓·中·日차세대 TV전쟁, 승자는 누구?

[박영례기자] 삼성과 LG가 주도해온 차세대 TV 전쟁에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는 물론 중국 TCL, 하이센스, 하이얼 등 까지 가세하며 가열되는 양상이다.

CES 개막을 전후로 각사의 전략제품 전격 공개라는 깜짝쇼도 잇따르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3'의 막이 오른 가운데 올해 CES 역시 예년과 같이 TV 부문이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층 진화된 OLED와 UHD를 내놓으며 불꽃 튀는 기술 경쟁을 이어갔고, 이에 질세라 소니와 파나소닉, TCL 등도 OLED UHD TV 등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삼성과 LG의 1위 다툼이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소니 등 업체들도 추격전에 더욱 속도를 내는 형국. 미래 TV 시장의 패권 다툼은 이제 승부를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소니·파나소닉 UHD OLED 반격… 삼성·LG "우리는 플렉서블"

소니는 개막전 행사로 숨겨놨던 56형 UHD OLED를 전격 공개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세계 최대 OLED TV 이자 UHD를 구현한 세계 첫 TV를 표방했다. 지난해 삼성, LG와 함께 55형 OLED TV를 내놨던 소니가 삼성과 LG에 내준 1위 자리 탈환을 위해 OLED+UHD라는 비장의 카드를 거내든 셈.

아직 시제품 형태인데다 공개 당일 시연에 실패, '최초' 의미는 다소 바랬지만 소니가 대만 AUO와 함께 개발에 착수한 지 채 1년이 안돼 더 진화된 OLED 패널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

파나소닉 역시 이번 CES에서 소니와 같은 자체 개발한 OLED 패널을 채용한 56형 UHD OLED TV로 역습에 나섰다. 한때 TV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업체들이 차세대 TV를 앞세워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한국 업체들은 "이미 과거에도 나왔던 제품"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및 대만 업체가 중대형 OLED 패널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에서 공개 직전까지 "그럴리 없다"고 가능성을 일축했을 정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개막 당일 경쟁적으로 55형 곡선형 3D OLED (Curved OLED) TV를 전격 공개하며 이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양사 모두 세계 최초를 표방하고 있는 이 제품은 일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응용 됐다는 점에서 한층 더 진화된 TV라는 평가다. 특히 평면형과 달리 더 넓게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로 현장에 있는 듯한 생동감과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Curved OLED TV' 이후에도 새로운 삼성 TV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삼성 TV 혁신의 역사를 이어 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일반 평면의 2013형 OLED TV와 이번 곡선형 OLED TV를 상반기 중 출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HE본부 권희원 사장 역시 "완벽한 화질에 혁신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지금까지의 모든 디스플레이를 뛰어넘는 제품"이라며 "차세대 고화질 TV 시장을 확실히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이달 부터 55형 OLED TV '올레드 TV' 예약판매에 들어간데 이어 3월 북미시장 출시 등 세계 주요시장에 올레드TV를 잇달아 출시해 차세대 TV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UHD 경쟁 가열… 세계최대·최초 '신경전'

UHD 경쟁은 다양한 크기와 잇단 제품 출시 등으로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들어설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CES에 새롭게 55형 부터 65형, 95형, 110 형 등 다양한 크기의 UHD TV를 선보이며 글로벌 출시 등 판매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대형화 경쟁 역시 가열되는 양상.

샤프는 앞서 공개했던 UHD(4K)보다 화질을 높인 85형 8K를 내놨고 세계 최대 크기의 90형 LED TV를 공개하며 특유의 '크기'경쟁에 열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IFA 2012에 UHD를 선보였던 중국업체는 이번 CES에서 크기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최근 세계 TV 시장에서 소니를 추월, 3위에 오른 TCL은 이번 행사에 110형 UHD를 선보였다. 하이센스 역시 110형 UHD를 선보이며 같은 크기를 출품한 삼성전자와 함께 대형화 경쟁에 가세했다. 창홍과 하이센스 역시 각각 65형 3D UHD와 84형 UHD TV를 선보였다.

이들 차세대 TV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체들은 모두 크기나, 화질 등에서 '최초' 경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기술 주도권을 과시하고 있는 것.

그러나 최초가 곧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출시까지 이어질 지, 또 시장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 지가 역시 최대 관건이다. 실제 몇년째 같은 제품을 세계 최대라 출품하는 업체도 심심찮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열되는 OLED나 UHD 경쟁은 물론 앞서 LED, 3D 등 경쟁에서도 최초와 시장 1위는 별개였다"며 "결국 승부는 시장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