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서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 카메라를 국내 출시하면서 카메라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갤럭시 카메라를 국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갤럭시 카메라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모바일 언팩' 행사를 통해 처음 공개한 제품. 기본적으로 콤팩트 카메라로 분류되지만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젤리빈을 탑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용자들은 갤럭시 카메라를 마치 스마트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서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카메라 등 촬영 앱을 내려 받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이메일 전송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을 바로 공유할 수도 있다.
갤럭시 카메라는 유통 방식도 기존 카메라들과 다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카메라에서 3G, 4G 등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 이동통신사에서 데이터 요금제 가입과 함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공유 기능 좋지만 카메라 데이터 요금 지불할까"
카메라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안드로이드를 채용함으로써 향상된 공유성은 좋은 시도라는 평가다. 국내 콤팩트 카메라 2위 니콘도 삼성과 비슷한 시기에 안드로이드OS를 채용한 카메라를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서 삼성전자가 디지털 카메라에 와이파이를 채용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와이파이 카메라를 연이어 내놨던 것처럼 카메라 시장에 안드로이드 채용률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카메라를 판매하려는 삼성전자의 유통 구조 혁신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긍정적 평가로는 스마트폰처럼 보조금이 지급돼 제품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와 카메라 유통 경로 확대에 따른 카메라 시장 활성화가 꼽히고 있다.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며 "카메라를 만들고 이동통신사를 통해 유통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말고는 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 요금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카메라에도 데이터 사용료가 붙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심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돈 내고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식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좋은 시도라는 건 공감하지만 위협감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카메라 본연의 성능에 비해 가격 비싸"
카메라 업계는 갤럭시 카메라의 비싼 가격 또한 문제로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카메라의 출고가가 75만원대라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70만원대의 콤팩트 카메라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갤럭시 카메라는 카메라 고유의 성능에 비해 스펙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카메라 업계 한 관계자는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화질"이라며 "카메라 성능 대신 공유 기능을 강조한 갤럭시 카메라는 카메라보단 전자제품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화기능만 뺀 스마트폰 같아 차별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카메라답게 사용하기엔 삼성의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 'EX2F'가 더 낫다"고 꼬집었다.
특히 "카메라 내에서의 공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나씩 갖고 있다"며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이 성능인지 아니면 공유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고가가 75만대원대이지만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는 만큼 약정이나 보조금 등으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스마트폰 구입할 때 제값을 전부 내고 구입하지 않는 것처럼 갤럭시 카메라도 실구매가는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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