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인터넷의 아버지와 온라인 게임의 아버지가 만났다.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 교수와 송재경 XL게임즈 대표는 12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최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디브온2012'에서 '인터넷 30년 다가올 미래'라는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올해는 인터넷이 국내에 도입된 지 30년이 된 해다. 전길남 교수는 바로 우리나라에 인터넷을 처음 도입한 주인공이다. 송재경 대표는 김정주 회장과 넥슨을 공동 설립한 후 95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개발, 한국 온라인게임 부흥을 이끌었다.
전 교수와 송 대표는 카이스트 사제지간이다. 전 교수의 연구실인 SA랩(System Architecture LAB)은 인터넷 1세대 트로이카인 정철, 허진호, 박현제 등에 이어 김정주, 나성균, 박진환 등 우리나라 인터넷을 이끈 리더들을 배출해냈다.
이들은 20~30여년 전 당시를 회상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나눴다. 일례로 송 대표와 김정주 회장은 성적이 좋은 학생이었지만 게임 개발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전 교수는 이들에게 박사학위를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전 교수님께서 일류가 되려면 스스로 특혜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교수와 송 대표는 과거 인터넷을 처음 도입할 당시, 또는 온라인을 처음 개발할 당시 꿈꿨던 미래가 20~30년이 지난 현재, 생각지도 못할 만큼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인터넷 사용자 수는 예상과 비슷하다"면서도 "인터넷 상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는 엄청난 수준으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 역시 "게임을 처음 개발할 당시 게임이 이렇게 큰 산업으로 발전할 지 몰랐다"며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지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전 교수는 앞으로 인터넷의 발전을 위해선 우리나라가 인터넷 선도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인터넷은 세계에서 앞서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인터넷의 부작용도 먼저 겪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가 선도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터넷을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면서 "이를 선도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인터넷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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