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벌써 세 번째다. 19대 국회 들어 임명된 새누리당 대변인들이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19대 국회 첫 대변인을 맡았던 김영우 의원은 지난 8월 '공천헌금' 파문 당시 "국민께 머리 숙이고 그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대변인직을 맡은 지 불과 두 달여 만이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황우여 대표와의 불화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대선 경선이 한창이던 당시 비박(非朴. 비박근혜) 주자들이 '공천헌금 파문'을 고리로 황우여 대표 퇴진을 요구하자, 김 대변인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황 대표와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황 대표는 원내대변인이었던 홍일표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했지만, 홍 의원은 박근혜 대선 후보의 '인혁당 두 가지 판결' 발언에 대한 사과 브리핑 논란으로 한 달 뒤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홍 의원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인혁당과 관련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고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가 박 후보가 이를 직접 부인하면서 혼선이 빚어지자 지난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홍 의원의 후임으로 내정된 김재원 의원은 내정 하루만에 기자들에게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키면서 임명장 조차 받아보지 못했다.
김 의원은 대변인에 발탁된 23일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날인 24일 오전으로 예정된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설명하던 중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기자들이 이를 각 언론사에 보고한 것을 알고 기자들을 향해 "야, XXXX들아. 이렇게 한다고 너희들이 특종을 할 것 같냐. 너희가 정보보고 하는 게 우리한테 다 들어온다"고 말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국회 기자실을 돌며 기자들에게 일일이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김 의원에 대한 대변인 임명안을 논의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내정을 철회한 모양새가 된 것. 이에 김 대변인은 같은날 밤 전격 사퇴했다.
대선 국면에서 당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들의 사퇴가 잇따르자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이 사퇴하고 김 의원이 임명되기까지의 기간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등판하는 등 중요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입'이 없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자꾸 공백이 생기는 바람에 각종 사안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얼마나 큰 손실이냐"며 "조속히 후임을 구해야 하는데 대변인직에 맞는 사람이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라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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