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성기자] 애플의 아이폰5 출시가 가까워오면서 국내에서는 어떤 형태로 출시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폰5가 4세대 통신기술인 LTE를 지원할 지, 아니면 기존 3G 방식으로 나올 지, 또 출시될 경우 어떤 통신사가 가장 유리한 조건을 내 놓을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이 아이폰5를 국내에서 출시하는 형태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3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점이다.
아이폰5의 출시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될 통신시장 기상도를 짚어봤다.
◆'맞춤형' LTE 지원시 SKT '해', KT '구름', LGU+ '폭우'
애플이 국내 통신3사의 서로 다른 LTE 주파수를 제각각 지원하는 '맞춤형' 아이폰5를 출시할 경우 통신3사의 희비는 크게 엇갈린다.
먼저 SK텔레콤은 국내에서 1위 사업자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된다. LTE 시장에서 계속 '신경쓰이는' 경쟁자 LG유플러스가 LTE 아이폰을 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LTE 측면에서만 보면 LG유플러스가 아이폰5를 출시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복병은 '음성통화'를 담당하는 CDMA 부분에 있다.
애플은 CDMA용 아이폰도 제조하고는 있지만 LG유플러스의 CDMA는 전세계 유일무이한 1.9GHz의 한국 특수 주파수를 이용한다. 애플이 LG유플러스 단 한 회사를 위해 CDMA+LTE 복합의 아이폰5를 제조해 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LG유플러스가 어느 통신사보다도 빨리 음성LTE(VoLTE)를 상용화하고 음성과 데이터통화 모두 LTE로 구현하는 '싱글모드' 단말기를 서둘러 출시하려 하는 것도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는 '특수 대역'의 CDMA 망 때문이다.
반면 SK텔레콤은 LTE가 지원되는 아이폰5를 출시하면서 갤럭시S3와 함께 LTE 가입자 확보의 양날개를 확보하게 된다.
LTE 첫 상용화부터 전국망 구축, VoLTE 상용화까지 사사건건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아이폰5를 통해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본격적인 격차를 벌려놓는 것도 가능해진다.
KT가 출시할 LTE용 아이폰5도 SK텔레콤의 상대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KT의 LTE는 '아직 미완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애플 '내맘대로' LTE 지원시 KT가 '화창?'
하지만 앞서 예상한 기상도는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와 1.8GHz의 두 대역에서, LG유플러스는 800MHz와 2.1GHz에서, 그리고 KT는 1.8GHz와 900MHz에서 각각 LTE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할 계획이다.
이처럼 주파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말기 제조업체가 각 통신사마다 제각각인 주파수를 조율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애플은 자신들만의 글로벌 제조 규격을 철저히 고집하고 있어, 한국의 통신사를 위한 서로 다른 주파수의 아이폰5 모델을 출시해 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은 것이 사실.
그렇다면 애플이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LTE용 제품을 어떤 형태로 출시하는지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애플이 출시하고 있는 LTE 지원제품 '뉴아이패드'의 경우를 보면 이 회사는 미국의 경우 700MHz, 유럽은 1.8GHz, 2.6GHz용 LTE 모델을 내놓고 있다.
아이폰5를 이에 적용시켜 볼 때 미국형으로 국내에서 출시한다면 뉴아이패드처럼 3G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단 유럽형으로 출시할 경우 1.8GHz 주파수에서 LTE를 서비스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용으로 출시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KT의 경우 의외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800MHz를 중심으로 전국망을 구축했고, 1.8GHz 장비는 주파수공용(멀티캐리어) 방식을 통해 통합지원하기 때문에 1.8GHz용 LTE 단말기가 나온다면 SK텔레콤이 자랑하는 '전국망'의 헤택을 얻기는 어렵다.
반면 KT는 1.8GHz를 LTE 기본 대역으로 삼아 전국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그동안 열세였던 'LTE 후발주자'라는 인식을 뒤집을 공산이 높아진다.
◆3G 전용으로 나올땐 애플이 되레 '흐림'
LTE 지원 여부를 두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봤지만 아이폰5에 아예 LTE가 지원되지 않을 경우 이 제품은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LTE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4S와 뉴아이패드가 국내에서 전작과 같은 흥행을 기록하지는 못한 전력이 있는데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90% 이상이 LTE모델일 정도로 LTE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를 합산해 아이폰4S의 경우 100만대 정도 판매에 그쳤다"면서 "현재 LTE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아이폰5의 LTE 미탑재가 영향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아이폰5를 들여올 수 없는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SK텔레콤과 KT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골치아픈 '무제한요금제'가 있는 3G 고객을 많이 받아봤자 망부하 고민만 커져가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아예 그같은 고민 없이 LTE에 전력질주 하면 되기 때문이다.
특히 3G 가입자들은 LTE 가입자에 비해 월평균매출(ARPU)이 1만원 가량 낮아 통신사 입장에서는 3G용 아이폰5에 이전과 같은 마케팅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 불똥은 애플코리아가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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