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 비리 의혹에 연루된 현기환 전 의원의 제명을 확정하는 등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면서 총선 당시 당을 이끌었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사과'가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을 4개월 가량 앞둔 시점에 터진 이번 사건은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 전 위원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검찰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친박계 핵심이자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 전 의원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비박계는 물론 친박계 일각에서도 '대국민 사과' 등 적절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근혜 캠프'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천심사위원을 임명했기 때문에 그런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 같으면 임명권자로서 어느 정도 국면에서는 사과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캠프 정치발전위원도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이것은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발생한 일로, 박 전 위원장 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한 모든 비대위원에 상당한 도덕적 책임이 있다"며 "검찰 수사가 매듭지어지는 대로 사과 같은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위원장도 당의 대국민 사과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박 전 위원장은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인천 합동연설회 참석 직후 '현 전 의원에 대한 제명으로 대국민 사과에 관심이 많은데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또한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정치개혁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만들겠다"며 "부패와 관련해선 누구도 예외가 없을 것이고 권력형 비리는 더 강력하게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단의 조치'에 대해선 "이미 발표한 부분도 있다"며 "잘 정리해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오는 20일 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 이후 공천 개혁 작업을 벌임과 동시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등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경선이 끝날 무렵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이라던가 그 이후 여러 가지 정치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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