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기자] LG전자와 팬택이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하락을 기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다소 고객 선호도가 떨어지는 두 회사가 삼성전자, 애플과 경쟁하기 위해 무리하게 신제품 가격을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팬택은 2012년 2분기 매출액이 4천992억원, 영업이익이 9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22% 줄어든 수치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같은 기간 휴대폰 매출액 2조2천863억원, 영업손실 5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업계는 LG전자와 팬택의 실적 부진에 대해 '버스폰'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버스폰'이란 네티즌 사이에서 주로 쓰이는 말로 '버스 요금으로 살 수 있을 정도의 저렴한 가격의 폰'을 뜻한다.
보통 '버스폰'은 출시된 지 오래된 제품의 가격 인하를 뜻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 팬택 제품은 출시 직후에도 '버스폰'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초 LG전자는 '옵티머스LTE2', 팬택은 '베가레이서2'를 출시했다. 이 폰들은 출시 직후 4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시장에 판매됐다. 갤럭시S3가 출시되기 전 고객 확보를 위한 정책이다. 갤럭시S3가 출시된 후엔 공짜와 다름없는 가격으로 유통됐다.
이동통신사 단말 담당 고위 관계자는 "국내 휴대폰 제조사 중 삼성전자 외에 제대로 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업체는 없다"며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내렸는데 고객들이 이 회사들의 모든 제품을 '버스폰'으로 인식하게 돼 프리미엄 제품의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버스폰'이라는 인식이 생기자 두 회사는 고사양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더라도 가격 인하 정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언제 가격을 내릴 지 모른다는 이유로 고객들이 LG전자와 팬택의 제품의 구매를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선호보다는 가격이 주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브랜드 인지도는 더욱 추락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도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와 팬택이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거대 경쟁자들의 출시 시점을 맞출 게 아니라 스스로 품질 최적화 스케쥴에 따라 움직일 필요가 있다"라며 "신모델을 얼마나 팔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회복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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