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문 당선자는 지난 17일 당 지도부에 탈당 의사를 전달한 데 이어 1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일부 언론에 배포한 기자회견문에는 "국민대 심사 결과와 상관 없이 교수직을 사임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그러나 문 당선자는 기자회견장 문턱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몰려든 취재진에 '탈당을 하지 않고, 표절이 아니다'라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표(비상대책위원장)가 국민대 결과를 기다려 보자는 입장을 밝혔으니 저도 기다려 보겠다"고 말을 돌렸다.
문 당선자는 또 "탈당을 안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재차 확인한 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표께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느냐"며 자신의 거취 문제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직접 연결시켰다.
이 같은 문 당선자의 행보에 박 위원장은 크게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고, 새누리당은 '사실확인 후 조치' 입장에서 문 당선자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강경 대응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결국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오는 23일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당 일각에서는 문 당선자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줬음에도 '돌발행동'을 해 여론만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19일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문 당선자의 경우 그 전날 상의를 어느 정도 해서 자진 탈당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했었다"며 "당은 그 분의 명예를 생각해 절차라는 걸 만들었는데 갑자기 돌발행동을 해서 우리도 패닉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 비대위원은 또 문 당선자가 취재진에게 "제가 질문 하나 해도 되겠느냐"며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을 거론한 데 대해 "본인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성숙치 못한 자세를 보인 것도 안타까웠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4·11 총선에서 도덕성을 통해 정책선거를 대비한 측면이 있고, (막말 논란을 일으킨)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를 최대한 이슈화 했었다"며 "만약 도덕성이라는 부분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흠결을 빨리 처리하지 못한다면 도덕성이라는 무기마저 잃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문 당선자에 대한 빠른 처분을 촉구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문 당선자가 당과 박근혜 위원장의 뜻 운운한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며 "짐작컨대 현재 문 당선자의 정신상태는 그야말로 공황상태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상돈 비대위원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실 확인 후 매듭을 지어서 아예 사퇴를 시키고 새로운 국회의원을 뽑는 방향으로 해야지, 그냥 출당시켜서 무소속으로 4년을 가게 되면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 같이 흘러가고 있는 만큼 당 윤리위원회 결정이 주목된다. 윤리위원회에서는 논문 표절 의혹의 사실관계 뿐만 아니라 문 당선자에 대한 처분 수위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문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가 내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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