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게임사 조이게임 "중동의 텐센트로 성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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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80% 한국게임 '울프팀'에서 거둬…SNS 마케팅으로 인지도 높여"

[박계현기자] "앞으로 중국게임사 텐센트 규모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17일 이스탄불에서 만난 바리시 외지스텍 조이게임 대표는 '터키 온라인게임 시장의 선두주자'보다는 터키·중동지역에서 중국 텐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텐센트는 시가총액 470억달러 규모로 연매출 5조원, 온라인게임 동시접속자수 800만명을 기록하는 거대기업이다.

조이게임은 터키 내 1위 게임 배급사로 터키를 기반으로 터키어·아라비아어를 사용하는 28개국에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와 같은 이름의 게임포털 '조이게임'은 현재 터키 내에서 7천500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월간 동접 6만5천명, 월간 방문자수 18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이집트를 비롯 아라비아어를 사용하는 26개국에 게임을 공급하기 위해 카이로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본사에는 150명, 지사에 13명의 인력이 근무중이다.

조이게임은 한국 소프트닉스의 '울프팀', '라키온'을 비롯해 12개의 게임을 배급하며 터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연 매출 2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조이게임은 한국 게임 외에도 대만 개발사에서 제작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케하넷', 중국에서 제작된 '징기스칸2' 등 아시아 지역 게임개발사들의 게임을 배급하고 있다.

이 중 총싸움게임(FPS) '울프팀'은 터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용자 기준으로 40%, 매출 기준으로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터키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이게임 매출의 80%도 '울프팀'에서 나온다.

외지스텍 대표는 "아시아 지역 게임개발사들이 제작한 게임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평가하며 "특히 한국 개발사들의 경우 해외 퍼블리셔를 열정적으로 지원하는 등 함께 일을 해나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외지스텍 조이게임 대표는 "게임 퍼블리싱에서 개발사와 퍼블리셔 어느 한 주체만 성공하는 파트너십은 없다"며 "두 주체가 성공을 나눈다고 생각해야만 협력관계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지스텍 대표는 "한국을 비롯 중국·대만 지역 개발사들이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면서 일어나는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노하우를 조이게임과 공유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덕분에 조이게임은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 론칭 때 이용자수가 정점을 찍고 차차 수가 줄어드는 한국과 달리 터키 시장은 지인의 추천이나 입소문이 아니면 사람들이 그 상품을 신뢰하지 않는 문화가 있습니다. '울프팀' 서비스 초기엔 일 동시접속자수 300명을 찍던 시기도 있었지만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현재와 같은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조이게임은 온라인에선 페이스북을 굉장히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울프팀'은 터키 내 페이스북에서 가장 방문빈도가 높은 사이트 순위 3위(점유율 1.2446%, 소셜베이커닷컴 4월 12일 기준)를 차지하는 등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현재 '울프팀' 페이스북 페이지는 일별 1천353명, 월별 3만4천793명이 계속 증가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울프팀'은 현재 터키 축구 사이트·아우디 등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공지한 '울프팀' 이벤트에는 수시간 내에 3만8천개의 멘션(댓글)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게임 론칭 당시인 2009년에는 1억3천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조이게임에서 기네스북 등재를 고려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터키 페이스북 이용자수는 약 3천400만명으로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중 4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울프팀' 페이스북에 등록한 이용자수만 76만명에 이른다.

◆SNS 이용자층 기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외지스텍 대표는 "터키 온라인게임 시장은 유럽 문화와도 다르고, 아시아와도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터키 지역 이용자들에게는 일대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이게임은 한국 개발사인 소프트닉스와 협조 하에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올해로 3년째 오프라인 토너먼트를 열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43개 도시에서 64번의 오프라인 대회를 열었다. 두달여간 터키 전역을 돌며 진행되는 이 이벤트는 PC방을 중심으로 지역 기반 커뮤니티가 형성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울프팀'은 유튜브, 핀터레스트,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많은 연관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젊은 세대의 주류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우리 동네 PC방을 소개하는 유튜브 동영상부터 '울프팀을 즐기는 수천가지 방법'(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울프팀'을 하고 있는 장면을 SNS에 올리는 인터넷 놀이문화)에 이르기까지 10대 이용자층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은 조이게임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 자체가 훌륭한 마케팅이 된다.

조이게임 내 '울프팀' 퍼블리싱팀은 이미 수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인기 GM(게임 마스터)을 배출하고 있다. GM들은 페이스북에 게임을 잘할 수 있는 노하우 등을 동영상을 통해 이용자들과 공유하며 한 층 더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수시로 열리는 오프라인 이벤트 못지 않게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이용자들과 주고 받는 DM(직통 이메일)이 게임의 흥행을 거들고 있다.

조이게임의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오잔 아이드미르 부사장은 "커뮤니티나 게이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할지 계속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광고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3부작으로 구성된 TV 광고도 조만간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지스텍 대표는 "조이게임은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회사의 포털도 그 자체로 일종의 SNS로 여기고 있다"며 "우리는 조이게임 포털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조이게임은 오는 5월 650여개의 모바일게임을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용 오픈마켓 '조이모비'를 론칭하는데 이어 올 여름경 '조이게임TV', '조이게임라디오' 등을 론칭하고 이용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조이게임TV'와 '조이게임라디오'는 조이게임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울프팀' 게임 전략을 설명하고 오프라인 대회를 중계하는 등 현재 페이스북에서 일대일로 하고 있는 이용자들과 소통을 한층 더 넓히고 심화시키는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제휴…5월 터키 최초 모바일 오픈마켓 론칭"

특히 터키에서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조이게임이 모바일 콘텐츠 오픈마켓인 '조이모비'에 거는 기대 또한 한층 커졌다.

"터키 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는 약 100만명 정도입니다. 애플 iOS의 경우, 비슷한 수준이지만 안드로이드폰 숫자에는 못 미칩니다. 수개월 내에 안드로이드폰 이용자수가 iOS 이용자수를 두 배 이상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터키 내에서 안드로이드폰은 삼성이 고가형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한편, 통신사업자들이 저렴한 저가형 스마트폰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그 숫자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조이게임은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체결, '조이모비'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를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터키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은 월별 최대 4기가(GB)까지로 이용량이 제한되는 등 인터넷 종량제로 인한 한계 등이 있지만, 모바일게임의 경우 페이스북 이용자 3천400여만명이라는 숫자가 입증하듯 단기간 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공급자인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게임사들도 터키 게임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터키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위 네 개의 온라인게임(울프팀·메틴2·실크로드온라인·나이트온라인)이 모두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이다. 메이저 게임업체 중 일부는 직접 지사 진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가 해나가는 대부분의 시도가 터키에서 처음으로 일어나는 일인 경우가 많습니다. 터키 게임시장은 '지스타' 같은 게임쇼인 '게임엑스'를 개최해도 전시회장을 다 채우기가 버거울만큼 아직 회사수가 적습니다. 새로운 경쟁자가 들어와서 터키 게임시장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면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조이게임이 '울프팀'을 통해 구축한 브랜드파워와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이 변하더라도 여전히 조이게임의 강점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조이게임은?

2009년에 설립됐다. 터키를 기반으로 유럽시장에서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조이게임'은 SHR그룹 내 자회사로 같은 이름의 게임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 '게임 술탄'으로 알려진 기업과는 e핀(PC방 선불카드) 유통 계약을 체결했을 뿐, 법적 관계는 없다. '조이게임'의 창업자가 '게임 술탄'의 창업자 중 한 명으로 국내에선 종종 같은 회사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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