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넥슨(대표 서민)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매출 300억원대 이상의 두 중견 게임개발사를 각각 인수했다.
지난 15일 엔씨소프트가 엔트리브소프트(대표 김준영)의 지분 76.35%를 1천84억원에 취득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같은 날 넥슨코리아도 JCE(대표 송인수) 지분 6%를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 22.34%로 JCE의 최대주주가 됐다. 넥슨이 JCE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쓴 총 비용은 약 896억원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이다.
피인수대상인 두 개발사는 모두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 가도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알짜' 개발사들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야구 매니지먼트게임인 '프로야구매니저'와 골프게임 '팡야' 등으로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 개발사다. 지난 2009년 매출 201억원에서 2010년 매출 348억원으로 약 73%의 매출 증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2011년에는 36% 증가한 5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JCE 역시 지난 2011년 신작 '프리스타일풋볼'과 '프리스타일2', 스마트폰게임 '룰더스카이' 등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2011년 전년 대비 55% 증가한 3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엔트리브소프트의 경우 주당 4만3천600원, JCE의 경우 주당 약 3만5천원으로 책정된 인수가가 PER(주가수익률) 대비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장사인 JCE는 지난 2010년엔 주가 2만2천100원 수준에서 PER 89배를 기록했으며 지난 2011년엔 주가 3만9천900원 수준에서 약 55배 가량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코스닥 시장 평균 PER을 10배로 추정하는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률이 높은 게임업종에서도 상당히 비싸게 책정된 가격이다. JCE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 엔트리브소프트의 당기순이익률은 15.9%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PER 대비 인수가를 따져보면, 피인수업체들이 수 년간 장사를 잘해도 도달하기 힘들 정도로 비싸게 산 것"이라며 "이미 몸집을 불린 메이저 게임개발사들이 자신들에게 없는 DNA를 찾아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인수는 대형 게임사들이 현재 보유중인 주력 게임들과는 다른 성격의 게임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넥슨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등 캐주얼게임에서, 엔씨소프트는 주로 성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번 인수로 넥슨은 스포츠게임 라인업을 확보하며 JCE의 주고객층인 20대, 30대 남성층을 자사 게임 이용자로 확보할 수 있으며, 엔씨소프트 또한 그동안 없었던 스포츠게임과 캐주얼게임 라인업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 나성찬 전무는 지난 15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엔씨소프트는 주력 장르인 MMO에, 엔트리브소프트는 캐주얼게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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