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기자] '누구나 기부자·수혜자로 연결되는 첨단 IT 활용한 기부 플랫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고심 끝에 내놓은 기부재단의 큰 그림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6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출연한 공익재단인 '안철수재단(가칭)'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 "수평적 나눔 통해 기회의 격차 해소할 것"
재단이 추구하는 것은 '수평적 나눔'의 실천이다.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의 일부를 다시 사회로 돌려주는 마음을 재단을 통해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러한 수평적 나눔을 통해 사회적 기회 격차를 줄이는 기여하는 것이 재단의 목적이다.
재단 설립자이자 기부자인 안철수 원장은 "이제까지의 경험을 뒤돌아보면,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한 경우가 있도, 그렇지 않았는데도 성공한 경우가 있었다. 한 개인이 결과에 영향 미칠수 있는 몫은 3분의 2이고, 나머지 3분의 1은 다른 사람들, 사회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며, 결과에 대한 정당한 나의 몫은 3분의 2 정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눔은 많이 가진 사람이 적게 가진 사람에게 시혜성으로 배푸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받은 몫을 다시 돌려주는, 수평적인 개념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러한 '수평적 나눔'으로 사회에 만연해 있는 '기회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 지원 ▲세대 간 재능 기부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기업의 창업자들을 선발, 이들에게 일정 기간 사무실을 무상 임대하고, 컨설팅 및 교육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사업 등을 수행하는 한편,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한다.
교육 지원은 우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사람과 사회적 약자의 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사업 등을 계획 중이며, 세대 간 재능 기부를 위해 IT 교육을 하는 실버스쿨 운영 등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플랫폼으로 재단 웹사이트·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용
재단은 이 세가지 중점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에 있어 ▲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문화 조성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손쉬운 기부 실현 ▲다른 공익재단과의 적극적인 협력이라는 기본 방향을 지켜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재단은 이러한 사업 방향에 맞게 재단의 중점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 누구나 동참할 수 있도록 재단 웹사이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단 웹사이트를 통해 기부자가 수혜자의 다양한 요구를 한눈에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기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러한 공간에서 수혜자가 적극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향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연동한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기부 방식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안철수 원장은 "외국의 키바(KIVA), 코지즈(CUASES) 등 3~4년전부터 소셜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그 기술들을 사회활동에 적극 접목해 많은 성과를 내는 기부모델들이 등장하더라"며 "한국은 아직 기부와 IT첨단기술, 소셜네트워크를 활발히 접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일부터 시작해서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 안 원장 "내 역할은 여기까지. 운영은 이사진 등 전문가에게"
안 원장은 재단 설립과 기부로 본인의 역할을 한정지었다.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진이 재단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는 것.
이사진에는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동참했다. .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고문은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재단 등의 단체에서 활동하며 여성 운동을 중심으로 복지·환경·인권 등 다양한 시민사회운동을 전개해왔다.
박영숙 이사장은 "지금까지의 기부는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안철수재단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 기술을 가리치는 데에 중점을 둔 기부가 될 것"이라며 "이미 안 원장이 기금을 내놓았기 때문에 다른 재단들보다 좀 더 여유있게 연구조사나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재단의 불충분한 부분은 다른 재단과 협력하여 채워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재단 운영에 대한 모든 사항을 이들 이사진과 앞으로 구성될 사무국에게 일임하하겠다는 게 안 원장의 뜻이다. 안 원장은 앞으로 재단활동, 운영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행사를 전개하는 데에 있어 도움을 주는 선에서 움직일 예정이다.
재단의 공식 출범 시기는 주무 관청 승인 시점에 따라 유동적이나, 이달 중 설립신고를 마치고, 3~4월 중 정식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익법인'으로 시작해 2년 후 ‘성실공익법인’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재단 측 계획이다.
성실공익법인은 운용 소득의 80% 이상을 직접 공익 목적에 사용하고, 출연자나 특수 관게자가 이사의 5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공익법인이다.
한편 재단은 오는 16일까지 임시 웹사이트(www.ahnfoundation.org)에서 일반 국민의 제안을 받은 후 재단의 정식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수연기자 newsyouth@i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ss0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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