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연기자] 유진기업과 하이마트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지분 공개 매각으로 마무리 됐다.
지난 1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종구 하이마트 대표는 소유한 지분 전량을 제 3자에 공개매각하기로 결정했다. 3대 주주인 에이치아이(HI)컨소시엄도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수에 참여할 기업으로는 롯데쇼핑, GS리테일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2008년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당시 인수전에 참여했던 기업이다.
롯데쇼핑은 최근 디지털파크를 만들면서 전자제품 유통 사업에 발을 담갔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300여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하이마트를 인수한다면 이 사업부문에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한상화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현재 디지털 파크 1호점을 내면서 '카테고리 킬러'라는 영역에 대한 사업의지가 있다"면서 "하이마트를 인수한다면 마트와 백화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여력이다. 지난 분기 기준으로 2조원 정도의 부채를 안고 있는 롯데쇼핑이 시가로만 1조 정도의 하이마트를 인수한다는 것은 부담이다. 게다가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면 하이마트 인수 가격은 1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김기영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현재 중국 사업 등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로 부채가 적지 않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발표한 롯데쇼핑의 가이드라인에는 당분간 M&A는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되어 있는 만큼 하이마트 인수전 참여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롯데쇼핑의 지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총매출액은 5조7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3%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3천548억원 2.5% 줄었다. 순이익은 외환환산손실과 전환사채에 따른 평가 손실로 인해 1천33억원으로 56.8% 급격히 감소했다. 백화점 영업이익 하락 지속과 대형마트 이익 개선폭이 줄어들면서 부진했다.
GS리테일도 하이마트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룹사 차원에서 자금을 조달해 인수하고 리테일의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미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롯데스퀘어와 롯데쇼핑에 양도한 GS리테일이 하이마트를 인수해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기영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하이마트를 가져오는 GS리테일에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다"면서 "또한 워낙 보수적 경영을 하는 업체라 인수의지가 얼마나 있을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마트를 통한 신세계도 인수전 참여 업체로 거론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는 신세계는 올해 킴스클럽마트를 인수한 데 이어 홈쇼핑 등 다양한 부분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세계의 인수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문제는 점포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라면서 "현재 하이마트 전국 300개 지점은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주변에 위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마트에서 전자제품 유통매장을 빼고 하이마트로 대치해 운영하는 시나리오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매각되는 하이마트 지분은 모두 57.59%(유진기업 31.34%, 선 회장 17.37%, 에이치아이컨소시엄 8.88%)로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하면 총 1조1천73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추가로 유진투자증권 지분 1.06%, 아이에이비홀딩스 2.54%, 우리사주 지분 6.80%의 매각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실제 매각되는 지분은 69%로 추정된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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