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직장인 최모(남.31)씨는 최근 헬스클럽에서 선 채로 무릎을 펴고 역기를 허리 위까지 들어올리는 '데드리프트' 동작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최씨가 허리를 다친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운동 중 습관적으로 착용했던 허리 보호대 때문이었다.
최근 헬스클럽 등에서 최씨처럼 잘못된 방법으로 근력운동을 하다가 오히려 부상을 당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다.
보통 기구운동을 할 경우 숙련자를 제외한 대다수 사람들은 운동 중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데드리프트나 스쿼트(어깨에 역기를 올리고 앉았다 일어서는 하체운동)처럼 하중이 큰 바벨을 들 경우 대부분 허리보호대를 착용하곤 한다.
하지만 의료전문가들에 따르면 허리보호대는 추간판과 허리 및 옆구리 근육, 골격 등을 보호하는 효과가 실질적으로 미비할뿐 아니라 오히려 복부를 압박해 운동 시 뱃속의 압력을 상승시켜 디스크의 수핵을 탈출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를 '발살바 효과(Valsalba effect)'라고 하는데, 호흡 중 갑자기 힘을 쓸 때 흉부압력이 올라가면서 반대로 복압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호흡, 혈관, 근육 등과 상호연계 돼 있기 때문에 근력운동 외에도 관악기를 불거나 대변을 보다가도 발생한다.
김인철 하이병원 원장은 "허리보호대는 척추질환 경력이 있거나 과거 허리수술 경험자,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 등이 운동 시작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초기 이후에는 보호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고, 순수하게 허리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부상위험이 없다고 알려진 턱걸이 역시 피해야 할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턱걸이는 활배, 이두, 삼각근 등을 종합적으로 단련할 수 있는 상체운동으로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척추의 경부와 요부가 뒤로 휘어진 '척추후만증'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은 턱걸이를 포함해 덤벨이나 바벨을 어깨위로 드는 상지운동을 자주하게 되면 척추의 만형을 가속화시킨다. 허리는 더욱 굽어지고 목은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증후군을 유발해 목 디스크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하체운동인 런지(덤벨을 들고 양 무릎을 번갈아 굽히는 운동)는 남녀 모두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고관절통이 있을 경우 피해야 한다. 특히 운동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보폭을 크게 하면 둔근의 자극이 커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척추나 관절질환은 실질적으로 탈출과 염증 등으로 인한 통증유발이 나타나기 전까지 몸의 이상을 감지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평소 허리나 목 관절 등에 한 달 간격으로 통증이 3~4회 이상 나타나거나 노동이나 운동 같은 육체활동이 없어도 통증이 미미하게라도 느껴지면 MRI나 CT 등을 통해 근골격의 구조적 이상을 운동 전 먼저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척추의 구조적 이상이 심하지 않다면 도수치료와 같은 불균형적인 근육을 바로잡는 요법 등을 통해 수술 없이 이를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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