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先 ISD 폐기' 당론 유지…"재협상 美 문서 받아오라"

[문현구기자] 민주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당론을 바꾸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10시부터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발효 3개월 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 제안에 따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6시간 가까이 마라톤 논의를 펼친 끝에 기존의 '선(先) ISD 폐기' 당론을 유지키로 했다.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 셈이다.

대신 민주당은 최대 쟁점인 ISD 조항을 폐지하기 위한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문서로 받아올 것을 우리 정부에 역제안하기로 했다.

의총을 마친 직후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국회 비준 동의 전에 FTA를 재협상하자는 것이다. 한미 FTA에서 최소한 ISD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재협상토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구두발언은 (민주당) 당론을 변경할 사유가 될 수 없다. 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합의서를 받아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의견이 갈린 부분은 한나라당이 비준안 처리에 나설 경우 물리적으로 막을 것이냐 정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