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현기자] 2일 오전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면서 국내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순식간에 6만개의 새로운 콘텐츠를 맞이했다.
특히, 게임 부문 애플리케이션은 글로벌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인기 톱 300위 무료 앱과 유료 앱을 합한 통계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애플리케이션 이용 행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의 카테고리가 열리는 것은 구글 카테고리가 열리는 것보다 효과가 더 크다"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경우, 이미 티스토어 등 로컬마켓이 존재하기 때문에 채널이 다변화되는 효과에 그치지만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개설되는 것은 새로운 시장이 하나 열리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아이폰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지출하는 객단가(ARPU)가 안드로이드 마켓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에 애플 앱스토어의 파급력에 대해 모바일 게임회사들이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결제방식 다변화로 '숨은 매출' 발견
전 세계에서 3억건이 넘게 다운로드 된 '앵그리버드'를 그 동안 국내 앱스토어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앵그리버드'를 다운로드 받고 싶은 이용자들은 홍콩 계정이나 미국 계정을 이용해야만 했다.
또한 현지 신용카드로만 결제를 허용하는 애플의 정책 때문에 홍콩 계정이나 미국 계정을 이용하는 게이머들은 유료 게임 이용을 포기하고 무료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유료 게임을 이용하기 위해 미국 앱스토어 기프트 카드를 개별적으로 구매해 자신의 계정에 등록하는 복잡한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번거로운 결제 과정은 게임 카테고리 개설과 함께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들이 국내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방식 이외에 모바일 결제방식, 기프트 카드 등이 도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현재 콘텐츠 이용요금을 통신요금과 합산해 청구하는 모바일 결제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 이용자들의 요구가 커질 경우 도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의 경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애플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의 대다수가 청소년 이용가 게임"이라며 "청소년들이 대부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모바일 결제가 도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애플은 게임 카테고리 개설을 위해 2일부터 유통되는 6만여개 게임에 대한 자체 등급분류를 모두 끝낸 상태다. 이들 게임 중 선정성, 폭력성 요소가 심한 만 18세 이용가 게임이나 사행성 요소가 있는 고스톱·포커류 게임은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았을 경우 서비스 할 수 없다.
◆모바일게임 부분 유료화 급물살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기 이전부터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부분 유료화 수익 모델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티모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 애플 아이폰 앱스토어 매출의 72%가 애플리케이션 내 아이템 판매에서 얻은 것이었다. 애플리케이션 구매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28%에 그쳤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인 플러리가 미국 애플 앱스토어의 2011년 상반기 매출 순위 100위권 내의 게임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무료 다운로드를 제공하고 광고와 게임 내 아이템 판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 모델의 게임이 65%를 차지했다.
디스티모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시장의 아이폰 앱스토어 이용자들이 좀 더 가격에 민감하다"며 "아시아 소비자들은 광고가 없는 대신 유료로 사야하는 게임보다는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빌 송재준 이사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무료 게임 출시 후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거두는 수익모델로 이동해 지속적인 매출·트래픽 성장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NHN한게임은 향후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게임을 무료 다운로드 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NHN 한게임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 자회사 오렌지크루 박영목 사장은 "향후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라며 "스마트폰 게임에서 콘텐츠 업데이트나 게임 내 균형 등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점차 중요해지면서 스마트폰게임이 게임시장에서 더 큰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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