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기자, 강은성기자] 프로야구 광팬인 직장인 박씨. 그는 퇴근할 때 이동하는 지하철 안에서 DMB로 프로야구를 시청하는 것이 낙이었다. 그런데 박씨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DMB 대신 스마트폰의 무선인터넷을 이용, 야구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박씨는 곧 스마트폰의 3G 데이터 서비스로는 야구 경기를 제대로 시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접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어찌어찌 접속이 됐다 하더라도 야구 영상 화면이 뚝뚝 끊기고 멈춰버려 도저히 시청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박씨는 DMB 기능이 있는 MP3를 별도로 들고 다녀야만 했다.
박씨의 사례처럼 통신 3사가 이동통신망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3G 무선인터넷의 접속 품질이 여전히 동영상 콘텐츠 등의 감상은 제대로 지원 못하는 느리고 답답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통신 3사의 스마트폰 관련 품질 측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우위를 자랑하며 이용을 독려했던 3G 무선인터넷의 품질이 실상은 광고했던 수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이용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G 데이터 서비스 전송속도 품질 측정 결과 통신 3사는 평균 다운로드시 1.42Mbps, 업로드시 0.57Mbps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망 구간에서는 평균 다운로드시 1.74Mbps, 업로드시 0.65Mbps다.
이 수치는 방통위가 원활한 웹서핑이나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하기에 필요한 최소 속도인 512Kbps는 넘기는 수치이긴 하지만 통신 3사가 그동안 홍보해 왔던 무선 접속 규격 속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동영상 콘텐츠 감상을 위해서는 1Mbps 대 속도로는 제대로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한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 전문 엔지니어는 "국내 접속자수와 데이터 이용 밀집상태 등을 고려할 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원할히 감상하려면 통신사가 제공하는 전송속도가 최소한 3Mbps는 나와줘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3G망으로는 이론과 달리 3Mbps의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즉 통신 3사는 3G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고화질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해 왔지만 이는 '이론상'의 속도일 뿐 실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버벅거리는' 수준이었던 셈이다.
비단 동영상 뿐만이 아니다. 3G 무선 데이터서비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웹서핑의 경우 페이지 로딩 시간이 국제표준의 2배를 웃돌 정도로 느려 '답답한' 무선인터넷 환경임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웹서핑 시간은 평균 9.61초로, 국제 표준인 4초 이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 3사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지난 해 품질평가 때 보다 전 구간에서 크게 개선됐지만 정작 웹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의 페이지 로딩 속도는 국제표준에서 권고하고 있는 수준보다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통신 3사가 3G 데이터망에 크게 몰리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우회망으로 홍보하고 있는 와이파이망과 와이브로망의 경우 해당 지역과 접속자 수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와이파이 망은 3사 평균 속도가 자사망 구간에서 9.59Mbps, 전 구간에서 6.75Mbps로 3G망에서의 속도보다 4~5배 높았지만 이 역시 웹페이지 로딩 시간은 전체 평균이 4.85초로 국제표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와이브로의 웹서핑 속도만이 전체 평균 3.22초로, 국제 표준에서 권고하고 있는 4초 이내를 만족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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