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냉동배아가 아닌 신선배아를 이용해 맞춤형 줄기세포주를 수립하는 연구가 승인 신청됐다. 이를 두고 정부의 허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차병원은 '체외증식된 단일 할구 유래배아세포를 이용한 착상전 염색체 검사법의 개발' 연구 계획 승인을 신청했다.
이 연구는 수정 후 이틀이 지나 4개의 할구로 나뉘는 4세포기 이상의 인간 배아에서 1개의 할구를 떼어내 다수의 배아세포를 증식하는 것이다. 이를 태아의 착상전 유전자 검사에 활용하는 동시에 남은 배아세포로 배아줄기세포주를 수립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태아의 착상전 유전적 결함 여부와 성별을 미리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배아줄기세포도 확보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신선배아는 생식 목적으로 정자와 난자를 수정한 후 자궁에 이식하기 전 단계의 배아를 말한다. 윤리학자들은 이 단계를 생명현상의 시작으로 보기 때문에 현행법상 신선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주 수립 연구는 금지된 상황이다.
연구진은 할구를 증식해 얻은 배아세포는 신선할구로 볼 수 없는 만큼 연구를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를 주도하는 이동율 차병원 책임연구원은 "신선배아에서 빼낸 할구로 만든 유래배아세포 중 유전자 검사에 사용되고 남은 것은 폐기대상인 만큼 신선배아가 아닌 잔여배아로 간주해 연구를 허용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배아세포 역시 임신이 가능한 인간 배아에서 추출한 것으로 줄기세포주 수립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반대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란 속에 질병관리본부 배아연구 계획 심의자문단은 지난 14일 보건복지부 배아연구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넘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배아연구 전문위원회 심의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최종 승인 여부는 오는 27일 열리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는 차바이오앤디오스텍과 미국의 줄기세포 전문기업 ACT사가 공동 신청한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세포치료제' 임상시험 및 체세포복제 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한 승인 여부도 함께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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