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손학규·유시민의 도전

[채송무기자] 정치권의 명운을 결정짓는 4.27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본격 막을 올렸다. 이번 재보선은 야권 대권 주자들의 정치적 명운과도 연결돼 있어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야권의 대표적 대선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번 4.27 재보선에서 직접 출마하거나 정치적 운명을 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분당을에 직접 출마해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와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승리할 경우 한나라당의 분열까지 이끌어내면서 현재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게 뒤지는 지지율 상승의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큰 상처가 불가피하다. 측근 인사들이 이 때문에 당초 출마를 만류했을 정도다.

손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순천 무공천, 김해 여론조사 100% 수용 등을 추진했다.

손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김해에서 살점을 도려냈고, 순천에서는 뼈를 깎아냈다"면서 "우리는 지금껏 공당의 한계를 넘어서는 양보와 인내를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4.27 재보선 결과가 패배로 나타날 경우 손 대표는 내부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김해을에 올인하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역시 4.27 재보선의 결과가 손 대표 못지 않다.

유 대표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불출마 과정에서 친노 세력의 비판에 직면했고, 야권연대 김해을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숱한 공격과 힐난을 들어야 했다. 당시 야권 연대를 중재했던 시민단체도 '협상 결렬의 책임은 국민참여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을 정도다.

그러나 유 대표는 뚝심을 보여 100% 여론조사안을 관철했다. 그 결과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민주당 곽진업 후보를 꺾고 김해을의 야권 후보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계승하는 적통성 싸움에서 승리한 것으로도 평가되는 의미있는 승리다.

이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와의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4.27 재보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묘역이 있는 김해을에서 승리한다면 친노세력 사이에서 유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대권주자로서 또 다른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패배할 경우 정치적 시련도 만만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 VS '이명박 대통령' 구도로 시작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잠복해 있는 친노 세력의 내부 비판에 직면해 엄청난 내상을 입을 수 있다.

현재 야권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나라당 1위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견줄 수 없을 정도다. 지난 4~8일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가 32%로 1위를 기록했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12.1%로 2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8.4%로 3위를 기록했다.

야권의 대표적 주자인 유시민 대표, 손학규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정동영 최고위원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야 1위인 박근혜 전 대표에 비슷할 정도의 큰 차이다. 4.27 재보선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야권 대권 주자들의 정치적 승부수인 것이다.

이같은 야권 대표주자들의 정치적 승부수가 유권자의 호응을 이끌어낸다면 4.27 재보선은 2012년 대선을 향하는 야권의 판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4,27 재보선 결과에 여의도 정가의 눈길이 집중되는 이유다.

<사진=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