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주기자] "아이패드2가 기존 모델에 비해 좋아진 점 3가지만 말해보라"는 선배의 질문에 "빠르고, 얇고, 스마트커버가 있다"고 답하니 선배는 "겨우 그건가"라는 표정을 짓는다. 별 것 아닌것 같지만 써보면 작지 않은 차이다.
속도와 휴대성 개선으로 누리는 쾌적함과 아이패드2를 디지털액자, 탁상용 달력, 독서대, 거울, 즉석 스크린 등으로 변신시켜주는 스마트커버를 써보니 아이패드1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볼까 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지인이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수십미터 줄을서서 구입한 아이패드2 흰색 모델을 이틀간 빌렸다. 저 줄을 서면서까지 구입할 가치가 과연 있는지 체험해 봤다.
◆아이패드1보다 훨씬 빨라…줄어든 손목 통증
듀얼코어 프로세서 탑재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는 싱글코어폰과 속도 차이가 다소 있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미지 로딩은 듀얼코어폰이 앞섰지만 텍스트나 단순 작업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듀얼코어를 탑재한 아이패드2는 싱글코어인 아이패드1에 비해 속도 차이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 같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인터넷 접속을 비교시연해 본 결과 주로 텍스트가 많은 뉴스사이트에 접속할 때도, 고용량 영상 콘텐츠들을 한꺼번에 로딩해야 하는 유튜브같은 사이트에 들어갈 때도 차이가 컸다.
앱 가동 속도도 훨씬 빨랐다. 게임 '앵그리버드'와 지면 신문 앱을 가동해봤다. 아이패드2는 초기 화면이 거의 바로 떴지만 아이패드1은 로딩 시간이 수초 이상 걸렸다.
터치 반응 속도가 빨라져서 악기 연주 앱들을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었다. 장구나 드럼 같은 타악기 연주 앱은 반응속도가 느리면 의미가 없다고 보는데, 아이패드2에 드럼 연주 앱을 다운로드해 연주해 보니 바로 반응했다.
속도가 빨라진게 부품 때문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역시 듀얼코어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허니콤 기반 태블릿PC와 비교해봤다. 아이뉴스24 사이트와 유튜브 등을 동시에 접속해 봤는데, 아이패드2가 조금 더 빨랐고 상황에 따라 속도가 비슷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가로-세로 화면전환은 아이패드2가 허니콤 기기보다 눈에 띄게 빨랐다. e북 UI는 허니콤 기기도 직관성이 높아졌지만 아직 아이패드 UI는 못따라왔다.
680g의 아이패드1은 오래 들고 있으면 손목이 아프다. 아이패드2는 무게가 10% 넘게 가벼워 부담이 적다. 또 스마트패드를 접어서 쥐면 손을 덜 오므리게 돼 손목이 덜 아팠다. 8.8mm 두께로 아이패드1보다 5mm 가까이 줄어 가방 부피를 줄여줬다.
◆달력·액자·거울·즉석스크린…스마트커버로 다양한 '변신'
스마트커버는 다용도다. 덮어서 액정을 끄는 기능 및 보호기능, 거치대 기능 뿐 아니라 아이패드2를 다양한 기기로 변신시킨다.
커버를 접으면 거치대 역할을 해줘 타이핑이나 e북 등 독서 등이 편하다. 책상 위에 세워봤다. 다양한 아날로그 물품들을 대체해줬다. 평소 쓰지 않을 때 사진 슬라이드 기능을 가동시키니 디지털 액자가 됐다. 캘린더를 켜서 세워두니 탁상용 달력이 됐다. 세운 상태서 전면카메라를 띄워 탁상용 거울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책상 위에서 영화나 TV 감상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스마트커버가 자석이라 철판에 붙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지인이 제공해줬다. 그래서 기자의 회사 내 회의실 철로된 벽에 스마트커버를 부착한 아이패드2를 붙여봤다. 즉석 프리젠테이션 스크린이 됐다. 철로된 칠판이 있다면 아이패드2를 붙여서 옆에 글씨를 써가며 발표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벽에 붙여 동영상도 틀어봤다. 여러명이 함께 영화 등을 즐기기 좋을 것 같다. 벽에 붙인채로 기본 탑재된 영상통화 앱 '페이스타임'으로 선배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 식으로 즉석 영상회의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 밖에 못써봐서 스마트커버 활용 아이디어가 아직 이정도 뿐이지만,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패드2에 없는 것은
허니콤 기반 태블릿 PC와 비교했을때 아이패드2에 없는 기능도 다수 있었다. 인터넷 서핑 시 허니콤 기기는 새 탭 기능이 있어 여러 사이트를 하나의 화면에서 왔다갔다하며 볼 수 있다. 웹페이지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바로 새탭이 떠서 여러 사이트들을 더 빠르고 쉽게 띄우고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패드2는 한 화면에서 창을 왔다갔다 할 수 없으며 새 창을 띄우거나 띄운 다른 창으로 가려면 클릭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건 확실히 안드로이드 기기가 편리했다.
또 안드로이드 기기는 키보드에 음성인식 기능이 있어 음성으로 메일, 메시지 등을 작성할 수 있지만 아이패드2는 이 기능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패드2가 불편하진 않았다. 음성에서 글자로 전환하는 시간도 소요돼 그냥 타이핑하는 게 빠르다. 이동 중 이용하면 편리할 것도 같다. 하지만 긴 문장은 인식하지 못해서 별로 활용도는 높지 않다.
카메라 화소수는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신제품들보다도 낮은 100만화소에 불과하다. 전면은 30만화소다. 비교에 사용한 허니콤 기기는 다양한 모드가 카메라에 기본 장착돼 있었는데 아이패드2는 기본적인 기능 밖에 없다.
또 허니콤 태블릿 PC에는 플래시가 지원돼 바로 웹 동영상을 다 볼 수 있지만 아이패드2는 플래시 기반 동영상을 보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이런 안드로이드의 기능들이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결정타가 될지는 미지수다. 아이패드2는 매끄러워 손에 붙는 월등한 반응속도와 직관성, 훨씬 풍부한 앱스토어 앱, '오리진'이라는 감성 자극제 등이 안드로이드에 비해 매력적인 부분이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영상 최규한기자 dreamerz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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