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여수에서 뱃길로 22km 떨어진 섬 개도. 이곳 개도우체국의 유일한 집배원인 이중열(사진,42) 씨가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이 주는 '서담상'을 수상했다.
서담상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하는 일꾼을 찾아 격려해주는 상으로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에서 지난해부터 시상하고 있다.
28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나눔문화재단은 집배원과 환경미화원, 소방관, 항로표지관리원 등 올해 수상자를 대상으로 이날 시상식을 개최했다.
개도는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독거노인과 결손가정이 많은 지역인데다 버스나 택시도 다니지 않는다.
이 씨는 이곳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며 틈틈이 어려운 이들의 손발이 돼주고 있다.
이 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생필품을 대신 사다주고, 아플 때에는 자신의 차량으로 보건지소에도 데려다주기도 한다. 또 월급을 쪼개 소년가장에게 쌀과 학용품을 사서 챙겨주고 있다.
이 씨는 또 인터넷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도움도 주고 있다. 나이가 많아 인터넷을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농사와 어업,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 알려준다.
이 집배원은 아울러 농기계 수리에도 일가견이 있어, 주민들을 위해 농기계도 고쳐주고 있다
이 씨는 "빚에 허덕이다 우연히 집배원이 됐다"면서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년째 이곳에서 매일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어 주민들과는 이웃처럼 지낸다"면서 "혼자 사는 어르신들을 보고 그냥 지나치면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씨의 이 같은 선행에 주민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08년에는 개도 경찰관서장이 전남체신청 홈페이지에 칭찬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씨는 "우편물만 전해주는 집배원이 아니라 지금처럼 섬 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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