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중국 게임산업이 지속적 성장과 동시에 시련을 겪은 한 해였다. 온라인게임 산업과 시장은 본격 출범 11돌째를 맞아 부침을 겪었다. 무엇보다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며 조정기를 맞았다. 그동안 엄청난 성장가도를 질주해 온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게임 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시장과 마찬가지로 몇몇 선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커지는 반면 다수 업체들은 적은 파이를 놓고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모바일·웹게임·SNG(소셜네트워크게임) 등 뉴 플랫폼 시장은 폭발했다. 국내외 게임들이 ‘백가쟁명’ 양상을 띠었다. 중국 업체들은 자체 개발한 게임 신작들을 본격적으로 쏟아내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산업 지원에 나서는 동시에 감독·관리 강도를 높였다. 2010년 중국게임산업을 시리즈로 결산한다.(편집자)
게임업계와 시장조사업체의 통계를 종합해 보면 2010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총 매출 규모는 전년(260억 위안 가량)보다 20% 가량 성장, 330억 위안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게임은 PC게임, 휴대용 게임기 등을 포함한 전체 게임 시장에서 85% 안팎의 점유하며 여전히 주도적 지위를 유지했다. 온라인게임은 3분기 현재 전체 인터넷 비즈니스 매출에서 20.2%의 비중을 차지, 모바일출판·온라인광고와 함께 디지털 출판 산업의 3대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발전 속도는 작년을 기점으로 둔화조짐이 뚜렷하다. 이는 온라인게임 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보인 지난 10년 이래 처음있는 현상이다. 1분기에는 온라인게임 시장 매출의 증가 속도가 전 분기 대비 4.1%를 기록해 2008년 이래 가장 낮았다. 시장조사업체 어낼리시스 인터내셔널의 분석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77억8300만 위안) 전 분기 대비 0.5% 하락, 2008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 매출·이용자수 증가율 ‘둔화’
3분기엔 전 분기보다 0.3% 줄어든 77억5800만 위안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리서치도 2분기 시장 매출이 73억4000만 위안으로 전 분기보다 1.8%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3분기에는 84억2천만 위안의 매출을 올려 전 분기 대비 10.1% 늘었다고 밝혔다.
온라인게임 운영업체들은 전국적으로 2009년(약 500개사)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용자 수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면서 3억명을 넘었지만 증가 속도는 완만해 졌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이용자 수는 상반기 말 현재 2억9600만명에 달했고, 이용률은 70%를 처음 넘어섰다. 상반기 동안 3156만 명이 새로 늘었다. 하지만 이용자 증가율(11.9%)은 지난 5년 중 가장 낮았다.
온라인게임 업계와 시장이 저조한 성장을 보인 이유로는 △인터넷과 게임 이용자의 증가 속도 둔화 △신작 게임의 출시 지연 △이용자 월평균 이용액(ARPU) 감소 △게임의 공급 초과 △동일한 장르 게임 양산으로 인한 내용 동질화 △정부의 온라인게임과 업계, 게이머에 대한 감독·관리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 단속에 따른 접속자와 아이템 구매자 수의 일시 감소와 사이버 아이템의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이용자 소비 의향 감소 등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이동전화 이용자 수가 약 8억6000만명으로 세계 선두인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 이용자와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어낼리시스는 2010년 모바일게임 시장의 총 매출은 31억위안으로 전년(20억 위안) 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성장률도 전년(42.8%) 보다 높아졌다. 이용자는 1억1573만 명으로 전년(8882만명) 보다 30.3%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리서치는 3분기 모바일 인터넷 시장(42억5000만 위안)에서 모바일게임은 전 분기보다 1.1% 오른 15.8%의 점유율을 차지, 모바일 부가서비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 웹게임 이용자 사상 첫 1억명 돌파
중국은 현재 매월 800만 명 가량의 신규 이동전화 가입자 수 증가를 비롯, 3세대(3G) 이동통신망 확대, 스마트폰 보급 증가 등은 모바일게임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응용 서비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모바일게임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방식으로 중국인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샨다게임·더나인·자이언트 등을 포함한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여는 동시에 기존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속속 내놓고 있다. 이동 통신서비스업체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은 게임업체와 손잡고 모바일 게임 플랫폼을 제공하며 수익 창출에 나섰다.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어도 바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웹(Web)게임 시장도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띠었다. 매출 규모는 2010년 28억8000만 위안으로 전년에 비해 12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어낼리시스는 예상했다. 단지 증가율은 2008년의 450%, 2009년의 145.5%에 견주어 내림세를 보였다. 웹게임 시장은 2분기 매출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3.2%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3분기에는 3.0%의 성장률을 보이며 다소 회복 흐름을 보였다.
웹게임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1억500만 명을 기록하면 처음 1억 명을 돌파했다고 중국인터넷정보센터가 밝혔다. 인터넷 이용자 4명 가운데 1명 꼴로 웹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웹게임 가운데 SNS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쌍방향성의 SNS류 웹게임(SNG) 이용자가 9209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웹게임의 성장은 먼저 게임 방법이 간단하고 배우기도 쉬운 특징 외에 네티즌 규모의 확대와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웹게임 개발에 잇따라 뛰어든 덕분으로 분석된다. 또 페이스북의 농장게임 외에 ‘차자리 빼앗기’, ‘주방’ 게임과 같은 SNS류 웹게임이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데 힘입은 바도 크다. 카이망의 농장게임은 직장에서 필수품으로 불릴 정도로 크게 유행했다.
웹게임은 12월 10일 현재 285종이 출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RPG류 웹게임은 119종(2009년 79종)으로 점유율(41.75%)이 전년에 견주어 크게 오르며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전략 시뮬 게임(115종)이 40.35%로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다. 대형 온라인게임업체 텐센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채팅 프로그램 QQ에서 웹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는 전체의 55.8%로 가장 많았다.
게임 전문 포털 PC게임즈에서 조사한 상위 웹게임에는 사이얼호, 칠웅쟁패, 쿵후파 등이 올랐다. 텐센트가 지난 4월부터 채널링 서비스에 나선 웹게임 ‘칠웅쟁패’는 연말 월 매출 1억 위안까지 돌파한 것으로 전해지며 중국에서 최고 인기의 웹게임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 SNG 시장 본격적인 '경쟁단계'
기존 온라인게임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되는 데 발맞춰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전화기로 웹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비중(전체의 37%)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다만 웹게임이 보안성 면에서 보호수단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은 이용자의 유료 이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SNS가 큰 인기를 끌면서 SNG가 덩달아 빠르게 성장했다. SNS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하면서 SNG 이용자 수는 8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반영하듯 SNG시장 규모는 4억2000만 위안을 기록, 전년(2억4천만 위안 규모)대비 75% 가량 급성장했다. 카이신망·런런망과 같은 유명 SNS사이트를 비롯, 샨다게임을 포함한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 바이두 등 인터넷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SNG시장은 본격적인 경쟁 단계에 들어섰다. 유료 이용자와 ARPU(객당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웹게임·SNG가 고성장세를 보인 원동력은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산업 환경 개선, 기술·시장 여건의 성숙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네티즌 규모가 4억5000만명, 이동전화 이용자 수가 8억5000만명 수준으로 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도 이같은 산업 발전을 견인한 것으로 중국 게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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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온기홍 통신원 onkihong@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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