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윈도 노트북과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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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자 자연스럽게 애플의 컴퓨터 ‘매킨토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실제로 아이폰이 출시된 2009년 4분기 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0% 치솟았다. 그렇다면 맥북으로 불리는 매킨토시 노트북은 무엇이 좋고 무엇이 다른 걸까.

맥은 대부분의 PC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윈도 운용체계 기반 PC와는 많이 다르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맥 구입을 망설이고 있지만 맥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다. 잘 모르지만 “이유 없이 좋아 보인다” 는 것. 그래서 윈도 노트북에 길들여진 평범한 소비자인 기자가 ‘맥북’을 3주간 직접 체험해봤다. 기자가 체험한 제품은 애플이 지난해 11월 스노우레퍼드를 탑재해 출시한 13.3인치의 뉴맥북이다.

세련되고 예쁜 디자인평범한 소비자에게 가장 와 닿는 맥북의 장점은 예쁜 디자인이다. 하얀 몸체 가운데 위치한 사과 로고에 비추는 은은한 불빛, 모난 데 없는 모서리, 키 하나하나 독립된 키보드의 단순 세련미를 연출한다. 화면 속 아이콘들도 매우 아기자기하다. 미의 판단기준은 주관적이라지만 누가 봐도 윈도 노트북보다 맥북 화면 속 아이콘들에 더 점수를 준다. 예쁜 디자인과 ‘뭔가 혁신적인 듯한’ 막연한 이미지 탓에 맥북은 ‘후광 효과’를 제공해준다. 실제로 맥북을 들고 다녔더니 주변 사람들이 한 번씩 눈길을 줬다. 사람들의 눈길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꽤 괜찮은 효과를 거둘 듯하다.

빠른 속도가 강점

맥북은 전원을 켜고 끄는 속도가 윈도 노트북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윈도 7이 나오면서 XP나 비스타보다 부팅 및 종료 속도가 개선됐는데, 최신 맥 운용체계 스노우레퍼드를 탑재한 맥북은 윈도7 노트북의 1.5배~2배가량 속도가 빨랐다. 다운로드 및 인터넷 브라우징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미지 파일 로딩 시에도 지연이 전혀 없다. 사진 관리 프로그램 ‘아이포토’를 열면 모든 사진들이 바로 로딩된다. 멀티터치 트랙패드를 이용해 두 손가락으로 사진 크기 조절 및 회전을 빠르게 할 수 있고, 웹 사이트 글자 크기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화려한 오피스 프로그램 결과물

윈도 노트북에 워드-엑셀-파워포인트가 있다면 맥북에는 페이지-넘버-키노트가 있다. 인터페이스는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 있다면 ‘결과물’이다. 맥의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작업한 문서들은 윈도 기반 문서들보다 확실히 화려하다.

맥북 사용자의 프제젠테이션은 눈을 뗄 수가 없다고 알려져 맥북을 받아보자마자 키노트부터 열어봤다. 그래프 하나만 봐도 파워포인트와는 디자인 차이가 컸다. 또 맥의 사진 편집 프로그램인 아이포토 기능도 키노트에 녹아 있어 이를 이용하면 화려한 시각자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지와 넘버의 최대 장점은 다양한 양식의 기본 프레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력서, 편지지, 봉투 등의 양식은 물론 전단지, 카드, 명함 등의 프레임이 있어 웬만한 작업은 문구점이나 인쇄소를 찾지 않아도 될 정도다. 넘버도 기본 프레임을 이용해 요리법, 초대장 등을 꾸밀 수 있고 사진 첨부도 가능하다. 다만 엑셀 기반 파일과의 호환이 100% 완벽하진 않다는 게 불편했다.

찾기 쉬운 작업 파일·메뉴

맥은 작업해둔 워드 파일이나 사진 등을 열 때 찾는 방식이 윈도와 다르다. 예를 들면 일주일 전 워드 프로그램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연다고 해보자. 윈도에서는 이 보고서 파일을 저장해 둔 위치가 바탕화면인지 내문서 폴더인지 해당 폴더를 기억해야 한다. 기억하지 못한다면 몇 번의 클릭을 거쳐야만 찾을 수 있어 번거롭다. 반면 맥에서는 바탕화면 하단 ‘파인더’에 파일들이 통합 보관돼 있어 쉽게 파일을 찾을 수 있었다. 파인더를 열고 왼쪽 메뉴 중 ‘모든 도큐멘트’를 클릭하면 워드 작업을 해둔 모든 파일들을 볼 수 있고, 내용 미리보기도 할 수 있다. 사진도 이런 식으로 파인더에서 ‘모든 이미지’를 클릭해 저장한 사진 파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파일을 이메일로 전송하거나 웹사이트 게시판 등에 업로드할 때도 파일을 저장한 폴더를 기억하지 않아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응용프로그램 메뉴를 찾는 것도 윈도보다 간편한 편이다. 윈도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을 바탕화면에 띄워놓지 않는 한 하단 ‘시작’ 메뉴를 열고 몇 번의 클릭을 거쳐야 하는 반면 맥에서는 하단 ‘응용프로그램’ 아이콘을 클릭하면 사용하는 메뉴들을 큼직한 아이콘으로 한 번에 볼 수 있다. 또는 파인더에서도 응용프로그램들이 한눈에 보인다.

누구나 영화 제작이 가능

맥북이 있으면 누구나 간단한 영화 한 편 정도는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맥북에는 사진편집 프로그램 ‘아이포토’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아이무비’, 촬영 프로그램 ‘포토부스’가 기본 탑재돼 있다. 이 툴들을 이용하면 편집한 사진과 동영상, 가지고 있는 음악들을 조합해 영상물을 만들 수 있다.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이 올라가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다. 영상물 제작을 위한 기능들을 익히는 데는 조금 시간을 할애해야겠지만, 인터페이스가 꽤 직관적이다. 기자는 기기를 잘 다루는 편이 아닌데도 배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출품용 독립 영화 정도는 맥북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윈도’에 익숙한 것이 불편함으로 작용

맥북이라 불편했던 점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윈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윈도에 너무 익숙해진 탓이다. 윈도 노트북과는 키보드 입력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 윈도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및 웹사이트 이용이 불편한 점, 금융거래 및 전자상거래가 안된다는 점 등이 불편했다. 맥북은 몇 가지 키 입력 방법이 달랐다. 예를 들면 윈도 노트북에서는 ‘delete’ 키로 뒷 글자를 지울 수 있지만 맥북에서는 앞 글자를 지울 수 있다. 특수문자 입력이나 한글-영어 변환, 한자 입력 등은 윈도 노트북이 더 쉬운 편이다. 맥북에 기본 탑재된 브라우저 사파리의 인터넷 속도는 비교적 빠르다. 하지만 웹사이트에 고용량 사진 파일을 업로드할 때 자주 다운이 됐다. 한 개발자에 따르면 이는 다수의 웹사이트가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설치한 후 이 브라우저에서 연 웹사이트에 사진을 업로드 했더니 다운되는 현상은 없었다.

맥북에는 ‘스페이스’라는 기능이 있는데 여러 창을 한꺼번에 띄워놨을 때 어지러운 화면 속에서 창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준다. 화면을 여러 개로 나눠 각 공간에 창 하나씩 배치하면 된다. 이는 윈도7에서 여러 창을 작은 크기로 미리보기 할 수 있는 ‘에어로’에 대치되는 셈이다. 적응하기 나름인데 각자 장단점이 있다. 맥북으로 전자상거래를 꼭 해야 한다면 윈도를 별도로 설치하면 된다. 다만 윈도로 부팅했다가 맥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전원을 끄고 다시 맥으로 부팅해야 한다. 한번 부팅으로 두 OS를 왔다 갔다 사용하고 싶다면 듀얼 부팅을 지원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한다.M

/글|강현주 기자 jjoo@inews24.com,사진|김현철 기자 flux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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