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정부산하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기획예산처 주관 75개 정부산하기관 중 문화· 국민생활유형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으로 1위를 한 기관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과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단 두 곳 뿐이다.
'3년 연속 경영평가 1위'라는 성과를 이끌어 낸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은 "조직원 역량 강화를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손 원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지난 1984년 재단법인 정보통신훈련센터로 시작해 1988년 한국정보문화센터로 개편됐다. 그러다 1997년 IMF 때 완전히 철퇴를 맞았다. 당시 독립법인이었던 한국정보문화센터는 150명에 달했던 직원을 70명으로 감축하면서 한국전산원 부설기관으로 편입됐다. 직원들은 과거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합심했다. 조직 구성원 각자는 자기개발을 위해 노력했고 이를 통해 업무 능력도 향상됐다. 3년 연속 경영평가 1위는 이런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 처음 한국정보문화진흥원으로 부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두 가지 이유로 이곳에 부임하게 됐다. 첫 번째는 이 기관에 올인(ALL-IN)하고 싶었다. 1997년 IMF 여파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구조조정을 감행할 당시 정책연구실장으로 있었다. 간부의 한 사람으로서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가슴 한 켠에는 동료· 후배 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었다. 구조조정이 끝나고 숭실대 교수를 역임하고 있었지만, 기관에 빚진 마음이 늘 자리잡고 있었다. 두 번째는 2002년 초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전산원 부설로 있을 당시 정보통신부로부터 "기관의 정체성이 없다"며 정체성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두 가지 계기로 숭실대 교수를 사직하고 이곳에 오게 됐다."
- 2005년 공공기관 최초로 '기관장 내· 외부 자체 평가'를 추진했다고 들었다.
"내· 외부 심사위원을 구성해 기관장을 평가해 보자고 내가 먼저 제안했다. 외부 심사위원을 구성해 기관장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사내 전자게시판에 통보했다. 또 기관장에 대한 전직원의 내부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도 사내 전자게시판에 공개했다. 직원들만이 평가 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고, 기관장으로서 나 역시 평가 대상이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알려 책임경영에 대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내부 직원들의 업무 성과 극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조직 혁신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구성원의 역량 강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셀프 튜닝(의식 성장)'을 제안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독려하고, 현재 부족한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그래서 제안한 것이 바로 'KBS'다. 알파벳 K는 지식(knowledge), B는 행동(behavior), S는 기술(skill)을 말한다. 직원들이 현재의 능력을 파악하고 스스로 이를 정리해보라고 제언했다. 또 1인 1자격증을 의무적으로 도입했다. 업무에 관련된 IT자격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고객감동 경영체계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별히 수행한 일이 있다면.
"작년 전국 8개 권역을 방문하는 '고객만족 릴레이 서비스'를 실시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광주, 전주,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면서 장애인 정보화 교육기관 등 181명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공공기관으로는 드물게 로드쇼를 진행, 우리가 하는 사업을 알리고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고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
또한 청각 및 언어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전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도록 지원하는 통신중계서비스(TRS)의 이용 활용화를 위해 온라인 메신저 네이트온을 통한 통신중계서비스를 제공했다."
- 저소득층, 장애인, 어르신들을 위한 정보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인터넷뱅킹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의 경우 송금을 하려면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은행까지 직접 가야하며 대기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송금시 금융권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저소득층, 장애인, 어르신들일수록 인터넷뱅킹을 활용하면 이득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보격차를 통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또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도 마찬가지다. 어른신이 직접 오셔서 정보화 교육을 받은 후의 경험담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어르신이 컴퓨터에 다가가자 초등학생 손자가 "할아버지가 만지면 고장나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이 사이트 URL이 뭐냐"고 묻자 손자가 놀라면서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됐다는 것이다. 어르신은 이제 손자와 이메일을 통해 안부를 주고 받고 컴퓨터를 같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세대를 뛰어 넘어 정보를 공유하자 둘 사이도 더욱 긴밀해져 가족 전체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한다. 이런 점이 정보격차해소가 필요한 궁극적인 이유다.
- 알프스(ALPS)'라는 혁신브랜드는 무엇이며, 글로벌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일은.
"'ALPS'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비전이자 정보격차의 단계별 해소 전략인 ▲정보접근 격차(Access) ▲양적 정보이용 격차(Literacy) ▲생산적 정보활용 격차(Productivity) 를 해소하고 부가가치를 ▲지속생산(Sustainability) 한다는 의미이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경제력이 커지는 추세에 발맞춰 개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보격차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1988년부터 '해외 IT 전문가 초청연수'를 시작, 2006년까지 99개국 2천258명의 교육 수료생을 배출했다. 특히 작년에는 세계 최초로 개도국 정보격차해소 전문가 글로벌 포럼인 DOF(디지털기회포럼)를 창립, 90여개 개발도상국 정부 2천여명의 정보책임자(CIO)와 IT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조직의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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