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경호처장 대행)이 17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체포됐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특별수사단에 출석해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 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것에 대해 "정당한 경호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호처직원들에게 무기사용을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없다"고 부정했다. 그는 무기는 경호관들이 근무 중 평시에도 늘 휴대하는 장비"라면서 "그 영장 집행과정에서 제지를 위해 별도로 무기를 추가적으로 소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집행할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무력 충돌에 대비해 무기사용을 지시한 적도 없다. 오히려 1차 저지선인 정문이 뚫린 뒤 마지막 3차 저지선에 요원들이 배치돼 있었지만 윤 대통령께서 '적은 숫자로 저 많은 경찰 인원 막아내려면 무력충돌밖에 없지 않겠느냐,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SBS가 보도한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경호처 창립행사 기념식을 맞추고 직원들을 동원해 일명 '윤비어천가'를 부르도록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동원한 적 없다"고 했다. "생일축하 노래까지 만든 것은 세금의 사적 유용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는 "여러분들은 생일, 친구들이 축하파티나 생일축하송 안 해주느냐. 그건 업무적인 것을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면서 자신을 변호했다. 이어 "경호처도 참모기관이고 대통령을 근접해서 모시는 기관이다. 우리가 옆에 있는 책상, 옆에 앉은 동료가 생일이라도 그렇게 해주지 않느냐"고 했다.
경찰 출석에 대한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김 차장은 "여러분 그날 당시 생방송 보셔서 알겠지만 영장집행 하러 온 공수처나 국수본은 사전에 저희에게 어떠한 영장 제시나 고지도 없고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군사시설인 정문을 손괴하고 침입했다. 그 이후 벌어진 정당한 경호임무 수행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으로 절 체포하고 출석하라고 했다"면서 "응하기는 하지만 생방송으로 보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국민이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 경호처 공채 출신인 김 처장은 경호처 내 대표적 강경파로 꼽힌다. 박종준 경호처장이 지난 10일 국수본에 출석하면서 사퇴한 뒤 윤 대통령 경호를 책임져 왔다.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것은 불법이고 명분도 없다는 반발이 경호처 내부에서 제기됐지만 이를 무시하고 물리적 저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이던 지난 2023년에는, 12월 1일인 대통령 경호처 창설 기념식을 같은 달 18일 윤 대통령 생일에 맞춰 열고, 가수 권진원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가사를 개사해 헌정곡으로 만든 뒤 경호처 직원들로 하여금 부르게 했다는 의혹도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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