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불법 유통에 칼을 빼들었다. 최근에는 해외 서비스에 무단으로 게재된 웹소설을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불법 사이트 운영자 특정, 실제 사이트 폐쇄 등 체계적인 대응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이를 토대로 불법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대응 활동에 주력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불법유통대응팀은 최근 한 전자책 오픈 플랫폼에 무단 공유된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영어 번역본 약 70개 회차를 신고한 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플랫폼에는 전자책이나 학술 자료, 오디오북 등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릴 수 있으며 이용자는 월 구독료를 내면 대부분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단 공유된 게시물(웹소설)의 조회 수는 약 1만9000회로 집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관련 조직이) 전방위적인 모니터링과 불법물 삭제를 실시간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처럼 불법 사이트가 아닌 곳에서 콘텐츠가 무단 유통된 데 대해 조치가 취해지면 다른 사이트에서도 콘텐츠가 내려가는(삭제) 등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어 불법 복제나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웹소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면서 웹툰과 드라마, 영화 등의 원작으로 활발히 활용되는 '원천 콘텐츠'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큰 화제를 모으며 티빙 공개 역대 티비엔(tvN) 드라마 중 유료 가입자 기여자 수 2위를 기록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선업튀)'는 카카오페이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웹소설 시장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2년마다 진행하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90억원으로 추정됐다. 앞서 2013년에는 전체 시장이 100~200억원 규모로 추산됐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새 100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2023년 매출 2조원을 넘긴 웹툰이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 규모가 약 446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로 불법 유통되는 사례까지 고려하면 웹소설도 피해 규모가 매년 증가세일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불법 사이트에 무단으로 올라간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고 주요 검색 엔진 내 웹소설 불법 키워드 기반 검색 결과를 삭제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물 약 2억7000만건을 확인해 삭제·차단했다. 전 세계 31개 불법 사이트 운영자 90명을 특정해 7개 대형 불법 유통 사이트도 폐쇄하는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창작자가 불법 유통으로 겪는 물리적·정신적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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