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해운업계에도 친환경 연료 바람이 불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바이오선박유 시장을 본격적으로 노크하고 있다. 최근 해외 첫 수출에 성공했고,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바이오선박유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 선박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바이오선박유는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 선박유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해운 오염물질로 거론되는 황을 저감한 연료라는 점에서 각광받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바이오선박유를 대만의 해운 선사 양밍에 공급하기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 공급하는 바이오선박유는 황 함유 비율이 0.5% 이하인 초저유황 중유를 기반으로 생산했다는 점에서 탄소 저감에 실효적인 조치로 평가받았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 국내 선사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한 데 이어 해외 시장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GS칼텍스의 자회사 GS바이오도 지난 8월 바이오연료 국제 저탄소 제품 인증제도인 'ISCC EU'를 취득한 데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원료 정제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정유사의 바이오 연료 시장 타진은 정유사들의 미래먹거리 창출과 관련이 깊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선박유 시장은 올해 39억 달러(약 5조 6000억원)에서 오는 2034년까지 연평균 7.3%씩 성장해 80억 달러(11조 5008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은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에 대한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급등락 등 대외여건에 좌우되는 사업 환경을 벗어나 친환경 시장에 영점을 맞추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친환경항공유(SAF) 시장에 참전하는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탄소중립이 글로벌 화두가 된 가운데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생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상쇄하는 것 역시 목표 가운데 하나다.
바이오연료 수출 첫 발을 뗀 HD현대오일뱅크는 대만 수출을 기점으로 유럽, 일본 등 시장도 타진하겠다는 목표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면서 운송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규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의 친환경 연료 사용에도 탄력이 붙은 상황이다.
실제 핀란드의 정유기업 네스테를 비롯해 쉐브론, 엑슨모빌 등 해외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이미 원유 정제공정을 일부 바이오원료 정제공정으로 전환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극심한 문제 중 하나가 오염물질 배출 저감이었다"면서 "정유사들의 사업 다각화와 탄소중립 측면에서 블루오션 시장이 될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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