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공정위 제재에 "확률 고지 의무 없던 시기 문제 삼아…이미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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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들에게 사과…공정위 이의 신청 및 사법부 판단 검토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메이플스토리' 큐브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116억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넥슨이 이용자에게 사과하는 한편, 이의 신청과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었던 시기에 벌어진 일을 소급 적용해 문제 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넥슨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부터 확률정보를 공개하는 등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해 이의 신청 및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대해 이의 신청 및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넥슨 사옥 전경. [사진=넥슨]

3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역대 최대 과징금인 11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한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의 인기 옵션 획득 확률을 낮추고도 이를 이용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에 부여된 잠재옵션을 재설정해주는 기능과 장비의 잠재 능력 등급을 상승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확률형 상품이다.

◇넥슨 이의신청·법적 대응 예고 "확률 공개 의무 없던 시기"

이에 대해 넥슨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공정위의 발표로 이용자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 넥슨코리아는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다만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저희의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간의 경위도 밝혔다. 넥슨은 "이번 사안은 2021년 3월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의 강화형 아이템인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아이템 강화에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국내 외에 선례가 없었다"며 "다만 확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큐브 아이템을 통해 재설정할 수 있었던 잠재 옵션의 일부 중복옵션을 제외했던 내용이 약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알려지면서 민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공정위는 2021년 4월, 2022년 6월 두 차례의 현장 조사를 통해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대해 과거 이력과 현황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했고 과거 2010년, 2011년, 2013년, 2016년의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큐브의 확률 조정 후 미고지한 행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문제 제기 후 3년여의 시간이 지나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 2021년 4월과 2022년 6월, 두 차례 진행된 현장 조사를 비롯해 2년여 간의 공정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해왔다"면서도 "공정위에서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다. 공정위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 사례가 없었던 시기의 사안에 대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공정위의 '소급처분'이 한국 게임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내놨다. 넥슨 측은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10개 국가에서 누적 회원 수 약 1억9000만명이 20년간 즐겨온 대표적 K-게임"이라며 "공정위의 소급처분은 한국의 게임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우려했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이슈 타임라인. [사진=넥슨]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이슈 타임라인. [사진=넥슨]

◇자발적으로 확률 정보 공개한 넥슨

넥슨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큐브형(강화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한 점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공정위의 조사 이후 사후적으로 조치한 것이 아니라,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 강화형 확률정보를 전면 공개하면서 자발적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당시 이용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투명한 정보공개와 신뢰회복을 회사의 대원칙으로 삼아 2021년 12월 전 세계 최초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한 사실도 강조했다. 넥슨은 "추가로 2022년 12월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정위 결정에 참고인으로 참여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황성기 교수는 "법적으로나 자율규제 상으로 확률 공개 의무가 없던 시기에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기업이 확률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의 과거 확률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위법행위로 처분을 내린 것은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또한 "2024년 3월부터 게임산업법에 따라 반드시 확률을 공개해야 하는 게임회사들에게는 잠재적인 법적 리스크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이번 처분은 확률공개 의무가 없던 시점에 공개되지 않은 모든 확률 변경 행위에 대해 처벌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결정으로 국내 게임산업 시장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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