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내부 이권 카르텔' 의혹을 받은 고위급 임원의 직무를 전격 해제한 것이다. 이로써 인적쇄신을 통한 김 대표의 KT 체질개선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을 보직해제 조치하는 일부 부문장급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30일 김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취임한 지 이틀 만에 첫 인사조치다.
이들은 모두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과 KT 출신 인사가 설립한 하청업체로 일감몰아주기를 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이들을 대신해 연말까지 김영진 경영기획부문장, 이선주 경영지원부문장,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이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다.
노조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KT의 소수노조인 새노조는 논평을 내고 "김영섭 대표의 비리카르텔 경영진 빠른 청산 환영한다"며 "비리경영진 인적 쇄신과 함께 일하는 기업문화로 개혁도 빠르게 착수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조치를 시작으로 조직개편이 본격화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이들 외에도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된 하위 임직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KT가 경영권을 둘러싼 각종 혼돈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대표는 취임 직후 인적 개혁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 말 경영 공백으로 올해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승진 대기 중인 상무보급 임원만 40여명에 달한다.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조성수 KT알파 대표 등 KT그룹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임기가 내년 초라는 점에서 이들의 경영능력도 평가해야 한다.
KT는 그동안 외부인사가 대표로 왔을 때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왔다. 이석채 전 회장이 지난 2009년 취임 당시 6000명을, 황창규 전 회장은 2014년 무려 8000명을 특별 명예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결국 외부인사로서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 대표 역시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당장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KT는 그동안 매년 인사를 11월에서 12월 초 사이에 진행해 왔는데, 만일 김 대표가 당장 인사개편을 할 경우 2~3개월 뒤에 또다시 내년도 인사를 단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대표는 개편과 변화 대신 안정에 방점을 두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취임 당일 임직원 미팅에서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개편이 가능한 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면서도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갖고 일하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오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다. 이날 김 대표의 KT그룹에 대한 새 비전과 체질 개선의 방향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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