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행동주의 펀드 KCGI가 DB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DB아이엔씨가 계열회사 DB메탈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지주사 전환을 회피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지적했다.
KCGI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시장에서는 합병을 통해 DB아이엔씨의 자산을 늘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강제 전환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DB아이엔씨는 이사회를 열고 합금철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계열회사인 DB메탈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KCGI는 이 같은 결정이 DB아이엔씨의 지주회사 전환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DB하이텍 경영진이 지난 3월 목표로 내세운 대로 기업가치가 6조원으로 커지게 되면 다시 DB아이엔씨 지주회사 전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KCGI는 "주가가 저렴할 때 DB하이텍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통해 DB하이텍 지분율을 높여 지주회사 전환을 대비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상적 방법"이라며 "이번 합병은 DB하이텍 지분 추가 매입 부담을 잠시 피해가기 위한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부실한 계열사인 DB메탈과 DB아이엔씨 합병이 모회사 동반부실을 초래해 그룹 전체의 재무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DB메탈이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페로망간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생산량 감소 영향에 일시적으로 상승해 영업흑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선 페로망간 가격이 하락추세로 돌아서며 상반기에만 250억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KCGI는 "모회사가 동반부실해지는 경우 DB하이텍에 대한 지원여력 저하 등 DB하이텍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배주주 이익을 위한 임시방편적 지배구조 개편을 마치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것처럼 포장하는 행태는 DB그룹 전반에 대한 시장 신뢰를 저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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