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반도체 규제, 더는 안된다"…다급한 퀄컴·인텔 CEO, 워싱턴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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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추가 규제 움직임에 반도체 업체들 설득 나서…엔비디아도 타격 위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퀄컴,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바이든 정부의 대(對) 중국 규제에 대해 불만을 품고 해결책 마련을 위해 본격 나선다. 이들의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여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16일 로이터,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에 따르면 인텔과 퀄컴, 엔비디아 등의 CEO가 수일 내 미국 워싱턴에서 정부 측과 대중국 수출 통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 다른 반도체 기업 경영진도 이 문제로 함께 워싱턴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어떤 CEO들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는 미·중 갈등으로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사업에서 보는 손실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텔과 퀄컴은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인텔과 퀄컴의 중국 매출 규모를 합칠 경우 450억 달러다.

특히 퀄컴은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3%에 달한다. 퀄컴은 지난해 연간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매출 상당 비중이 중국에 집중돼 있고 미중 갈등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관련 리스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도 중국 비중이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에 내놓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직접적 대상이 됐다. 인공지능(AI) 기기에 쓰이는 A100과 H100 등 고성능 반도체 수출이 막히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2021년 71억 달러에서 지난해 57억 달러로 20%가량 급감했다.

퀄컴은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3%에 달한다. [사진=퀄컴]
퀄컴은 중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63%에 달한다. [사진=퀄컴]

반도체 기업 CEO들은 이번 회의에서 반도체 수출 관련 규정을 강화할 경우 예상되는 업계 영향을 정부 관리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시장 매출이 줄어들면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이는 결국 첨단기술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약화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첨단 인공지능(AI) 산업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고성능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는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AI와 슈퍼컴퓨터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중으로 해당 규정에 대한 보완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통제 대상을 저사양 반도체까지 확대하고, 첨단 반도체를 적용한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중국 기업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반도체 판매 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이런 강화 조치는 새로운 AI 반도체를 준비하고 있는 인텔과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퀄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엔비디아가 A100과 H100의 대안으로 중국에 판매 중인 A800과 H800까지 제한되면 엔비디아는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철이 한창인 7월 중순에 반도체 업체 CEO들이 워싱턴까지 출동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시급하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수출 통제 보완 조치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여러 업체들의 손실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고 내다봤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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