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DB하이텍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주주서한을 공개하자 DB 주가가 폭등했다. KCGI의 요구안 가운데 김준기 창업회장 퇴사도 있어 경영권 분쟁이 불붙을 가능성도 있다.
2일 오전 11시10분 기준 DB는 전일 대비 522원(29.86%) 오른 2천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DB하이텍도 6.23% 상승 중이다.
KCGI는 투자목적회사(SPC)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KCGI측은 DB하이텍이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전날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KCGI는 "지난달 19일 세 번째 공문을 통해 한 번 더 대면협의 일정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받지 못한 상태"라며 "DB하이텍의 지배주주와 경영진이 주주협의를 통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버넌스 이슈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하락하게 되는 현실을 주주로서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DB하이텍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주원인이 후진적인 거버넌스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KCGI의 DB하이텍 지배구조 개선 요구안 중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가 포함돼 있다. DB그룹이 오너 일가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김 창업회장이 퇴진해야만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KCGI는 "사실상 지배주주의 개인회사(코메)와 약 66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진행했다"며 "상장사인 DB하이텍이 지배주주 개인회사와 내부거래를 진행함에 있어 적절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그동안 행동주의 펀드가 DB하이텍을 공격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DB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7천억원을 돌파했지만 시장에선 저평가돼왔고, 최대주주인 DB의 지분율이 12.42%에 그쳐 지배구조도 취약했기 때문이다.
DB그룹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소액주주들은 DB그룹이 지주사 전환 요건을 피하기 위해 물적분할 등을 통해 DB하이텍 주가를 눌러왔다고 주장해 왔다.
KCGI 관계자는 "DB하이텍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선진적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소액주주의 주주권 보호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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