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글로벌 부품 수급난과 물류 대란으로 촉발된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동화 전환, 고수익 차량 판매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23일 현대자동차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5천117만원으로 지난해 말(5천31만원)보다 3개월 만에 86만원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4천758만원)과 비교할 때는 395만원(7.5%), 2020년(4천182만원)보다는 935만원(22.3%) 상승했다. 2년여 만에 찻값이 20% 이상 뛴 것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 평균 판매가격은 2020년 4천177만원에서 올해 1분기 4천674만원으로 497만원(11.9%) 올랐다.
현대차의 평균 판매가격 상승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RV 등 고수익 차량 판매 확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차 가격 상승은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3천451만원으로 2020년(3천309만원)보다 142만원(4.2%) 상승했다. 전기차 EV6가 포함된 RV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 1분기 4천394만원으로, 2020년(3천626만원)과 비교해 768만원(21.2%) 올랐다.
이같은 카플레이션 현상은 현대차와 기아뿐만 아니라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GM,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2021년 7월~2022년 6월 신차 구입자)의 자동차 평균 구입가격은 지난해 4천750만원으로 2년 전인 2020년보다 2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차는 4천75만원, 수입차는 7천688만원으로, 국산차는 구입가격이 2년새 20.6% 상승했고, 수입차는 12.6% 올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와 관련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코로나19 기간 나타난 '한풀이' 소비 풍조, 대형·고급차 선호 추세가 이어졌다"며 "시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출고 지연으로 제조사 입김이 세지고, 완성차 업체들은 대형차 생산이 주력하는 한편 할인과 혜택은 줄이며 자동차 판매 조건 결정의 주도권이 공급자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가격 인상은 원가 상승 등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다만, 최근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공급 확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축 우려, 시장 경쟁 격화로 해외 시장에서 일부 차량의 가격 인하 움직임도 나타나는 등 급격한 가격 상승 흐름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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